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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한 사장 “바이오 산업도 반도체처럼 ‘톱’ 될 것”

입력 | 2016-06-08 03:00:00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정부 차원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 해외 인재-관련 산업 한데 모아야”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6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메리엇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사업 전반을 설명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과거 30년간 정보기술(IT) 산업이 엄청나게 성장한 것처럼, 바이오제약 산업도 향후 20∼30년간 엄청난 속도로 성장할 겁니다. 우리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도체처럼 바이오 산업도 ‘글로벌 톱’이 될 겁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6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삼성전자가 30년 전 반도체 사업을 시작할 때 우리와 비슷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반도체처럼 바이오 산업도 성장 가능성을 보고 적극 투자해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부터 9일까지 나흘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2016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 참가한다. 이 행사는 세계 최대 바이오 산업 전시 및 콘퍼런스다. 창사 첫해인 2011년부터 6년째 참가해 오는 이 전시회에서 김 사장은 전 세계 주요 바이오제약사들과 사업 협력을 논의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전문 생산(CMO) 및 글로벌 자회사를 통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개발 회사다. 완제품을 만들어 제약회사에 납품한다. 제1공장(3만 L)과 제2공장(15만 L)을 이미 완공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엔 제3공장(18만 L)을 착공했다. 2018년 제3공장이 완공되면 전 세계 CMO 기업 중 생산 능력(총 36만 L) 기준 세계 1위로 올라선다.

김 사장은 “삼성이 신사업으로 바이오제약 산업을 주목한 것은 차별화된 경쟁력이 있는 사업 모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석유화학과 전자 등 사업에서 수많은 공장을 건설하며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CMO 공장을 건설했다. 동종 업계에 비해 공장 건설부터 가동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40%가량, L당 투자비를 절반 이하로 줄인 비결이다. 그는 “앞으로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값싸고 안정적으로 공급해 제약회사들이 굳이 자체 플랜트(생산 설비)를 증설해 제품을 생산할 필요가 없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의 덫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 학계가 힘을 모아 바이오제약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의약품은 생물체에서 유래하는 세포·단백질·유전자 등을 원료로 생산하기 때문에 화학적 합성을 통해 제조되는 ‘화학합성의약품’에 비해 가격이 높다. 치료가 어려운 중증 질환과 난치병 치료에 주로 사용되며,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뛰어나 의약품 시장에서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연평균 8.7%씩 성장하고 있다. 김 사장은 “최근 바이오제약 산업이 본격적인 성장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세제 혜택이나 인재뿐 아니라 원료·부품 등 유관 산업들이 모인 ‘바이오 클러스터’가 조성돼야 바이오제약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천 송도만큼 기본을 잘 갖춘 곳이 없다”고 말했다. 공항 및 항만과 가깝고, 국제 교육 기반이 잘 갖춰져 있어 해외의 인재를 영입하기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도 충분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할 수 있다”며 “우리도 적극 투자하고 세계적인 바이오제약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하며 국가 경제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