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청년드림/내가 청년 리더]최현중 대표 “단 1원도 손해 안보는 투자를 지향합니다”

입력 | 2016-06-08 03:00:00

<22> P2P대출업체 ‘펀디드’ 최현중 대표




6일 오후 사무실에서 만난 최현중 펀디드 대표가 회사 홈페이지 화면을 보여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최 대표는 “중금리 대출시장에서 KB금융지주 계열사들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단돈 1원도 손해를 보지 않았다.’ 투자자들이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6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최현중 ‘펀디드’ 대표(32)에게 회사의 경쟁력을 묻자 이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투자자와 대출 희망자를 연결해주는 개인 간 거래(P2P) 대출 시장은 이미 빠르게 성장 중이다. 최 대표는 “처음 사업을 시작하려고 마음먹었을 때와 지금은 시장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1년도 채 안 돼 경쟁 업체가 너무 많아졌다”고 말했다. 차별화를 위해 최 대표가 선택한 것은 ‘투자 원금 보호’였다.

○ 원금 보호에 집중하는 P2P 대출 업체

펀디드는 업계 최초로 투자자들의 원금을 보호하기 위한 서비스인 ‘펀디드 케어’를 운영하고 있다. 투자금에서 일정 부분을 떼어 내 별도의 독립된 비영리 계좌에 쌓아 놓은 뒤 만약 부도가 나면 일정 비율로 손실 처리된 투자 원금을 투자자에게 지급한다. 최 대표는 “투자자의 원금에 대한 보호장치가 미흡하다는 점이 P2P 대출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돼 왔다”며 “우리는 채권이 부도가 나더라도 펀디드 케어를 활용해 투자자들에게 빠르게 손실된 투자 원금을 지급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P2P 대출 업체의 ‘시조’라 할 수 있는 영국의 ‘조파(Zopa)’에선 이미 시행하고 있는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예상 연평균 수익률은 투자자들에게 10% 안팎의 수익률을 내건 다른 P2P 대출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중순부터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 ‘펀디드 간편투자 1호’ 상품에서 제시한 예상 연평균 수익률은 6.03%다.

최 대표는 “다른 국내 업체들과는 수익률 계산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0만 번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나온 결과가 세전 6.03%”라며 “실질적으로 통장에 입금되는 이자를 비교해보면 다른 업체들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펀디드 간편투자 1호는 2주 만에 1억3000만 원 정도를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작업들은 공동창업자인 왕민권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이동영 리스크관리책임자(CRO)가 함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창업 전 왕 COO는 보험사에서 계리 업무를 담당했고 이 CRO도 캐피털사에서 리스크 관리 업무를 맡았다. 최 대표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사업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은 정말 많지만 실제로 그런 용기를 가진 사람은 만나기 어렵다. 핵심 역량을 갖춘, 마음이 맞는 친구들을 적절한 때에 만나 내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 “먼저 큰 조직에서 배워라”

최 대표도 노무라종합연구소(NRI)에서 3년을 근무했다. 유통 관련 업체들에 대한 경영 컨설팅을 주로 담당했다. 그는 회사 생활 동안 쌓은 경험이 창업 이후에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예비 창업가들에게 늘 권하는 것은 ‘회사 생활 후 창업’이에요. 먼저 큰 조직 안에서, 나름대로 업무 처리 기술 등을 정형화해 놓은 곳에서 일하면서 여러 스킬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KB금융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KB스타터스’에 선정될 수 있었던 것도 그때 쌓았던 발표 노하우가 도움이 됐지요.”

부모님은 “왜 아내 고생시키느냐”며 창업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오히려 아내가 “포트폴리오 구성 측면에서 당신이 사업을 하는 게 낫다”며 더 적극적이었다. 본인이 은행에 다니면서 안정적인 수익원은 이미 확보했으니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에는 남편이 ‘투자’를 하라는 것이었다. 아직까지 집에 돈 한 푼 못 가져갔지만 아내는 여전히 알아서 용돈까지 챙겨준다.

끝이 뻔히 보이는 길을 박차고 나온 그의 꿈은 ‘제2의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이 포화 상태로 보였던 증권 거래 시장에서 온라인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성공적으로 찾아낸 것처럼 대출·투자 시장에서도 그 같은 혁신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최 대표는 “공동창업자들과 ‘진정으로 직원을 위한 회사를 만들자’고 매일 말한다”며 “구글처럼 재미있고 유연한 금융 조직을 만들어 제2의 키움증권으로 키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고객과의 접점을 오프라인으로도 늘려 나갈 방침이다. 최 대표는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40, 50대는 투자할 돈이 있어도 아직까지 P2P 대출 시장에 투자하기가 어렵다”며 “오프라인을 통해서도 투자자를 모으기 위해 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