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윤석민-채태인-이택근-박정음(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넥센 염경엽 감독은 차·포·마·상을 모두 떼고 2016시즌을 시작했다. 타선의 핵 박병호(미네소타)와 유한준(kt), 마무리투수 손승락(롯데), 필승계투요원 조상우, 한현희(이상 팔꿈치 수술)를 한꺼번에 잃었다. 많은 이들이 넥센을 꼴찌 후보로 꼽을 때 염 감독은 새로운 패를 들고 나왔다. 그 패는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는 ‘디테일 야구’였다. 올 시즌 넥센 야수진의 선순환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지난해에는 박병호라는 확실한 기둥이 있었다. 박병호, 김민성에게 휴식이 필요할 때 윤석민이 공백을 메웠다. 그러나 박병호가 떠난 올해는 1루수 윤석민, 3루수 김민성으로 새 판을 짜야 했다. 내야 공백을 메워줄 카드가 줄어들었다. 김대우(삼성)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채태인을 영입한 이유다.
당시 윤석민과 채태인의 포지션이 겹친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염 감독은 “쓸 수 있는 카드가 늘었다”며 “올해는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크다. (채)태인이가 왔으니 지명타자 공간을 활용해 휴식을 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4월6일 윤석민이 손목 골절상을 당해 이탈했을 때 채태인이 버텨줬다. 채태인이 지난달 31일 1군에서 말소됐지만, 때맞춰 윤석민이 돌아왔다. 윤석민은 넥센의 4번타자다.
또 이택근의 컨디션이 떨어졌을 때는 박정음이 그 자리를 메웠다. 박정음은 올해 1군에 첫발을 내디딘 선수다. 지난달 8일 고척 KIA전에서 끝내기안타를 터트려 존재감을 뽐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김지수는 김민성의 체력 부담을 덜어준다. 대주자 유재신, 대타 카드 강지광, 허정협의 역할도 작지 않다. 이들은 단순히 주전의 공백만 메우는 게 아니라 깜짝 활약으로 활력소 역할까지 한다.
염 감독은 7일 마산 NC전에 앞서 “준비 없이 운이 따르는 게 아니다”며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선수들에게 역할을 준다. 그 선수들이 실전에서 뭔가 보여주면 계속 기회를 준다. 불만 없이 내가 주문한 것을 실천으로 옮기고 준비한다. 코치들의 역할도 크다. 박정음, 홍성갑 등 백업 요원들이 잘해줘서 버티고 있는 것이다. 열심히 뛰어주고 있는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마산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