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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마다 ‘새 브랜드’… 서민주택정책 난립

입력 | 2016-06-08 03:00:00

[로또 변질된 보금자리주택]현정부는 행복주택-뉴스테이 집중




역대 정부에서 ‘서민 주거 안정’은 핵심 정책 과제로 단골 소재였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공급하는 공공주택은 이를 실행하는 핵심 수단으로 제시됐다. 공급 방식이나 공급 대상이 각기 달라 정작 대상자들도 헷갈릴 정도다. 정권마다 생색내기용으로 주거 안정 대책을 만들면서 자신만의 ‘브랜드 만들기’를 고집한 결과다.

영구 임대주택은 1989년 노태우 정부 때 등장했다. 20년이든 30년이든 거주자가 원하는 만큼 임대하는 주택이다. 1980년대 말 집값 폭등으로 주택난이 심해지자 주택 200만 채 건설과 함께 도입됐다. 이미 재고 물량이 110만 채에 달해 현 정부는 앞으로 영구임대주택을 공급하지 않을 방침이다.

김영삼 정부 때는 ‘5년 임대’ 등이 도입됐고, 부영 등 민간 건설업체가 공공임대 시장에 가세했다. 무주택 가구의 구성원이 5년 또는 10년간 거주한 뒤 임대 기간이 끝나면 거주자에게 우선 분양권을 준다. 건설사들이 개발 이익을 독식한다는 지적이 많아 앞으로는 LH가 주도하는 공공임대 리츠가 시행하는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다.

최대 30년 거주할 수 있는 국민임대는 1998년 김대중 정부 때 시작됐다. 2003년 노무현 정부는 공급 목표를 확 늘려 ‘국민임대주택 100만 채’ 건설을 제시했다. 수요를 따지지 않고 짓다 보니 정작 들어올 사람이 없는 상황도 생겼다. LH가 100조 원이 넘는 부채에 시달리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는 임대보다 분양에 초점을 두고 ‘반값 아파트’인 보금자리주택 150만 채를 건설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서울 강남권에만 반짝 관심이 쏠리는 데 그쳤고 민간 주택시장을 왜곡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박근혜 정부 들어 공공주택 공급은 다시 분양에서 임대로 초점이 바뀌었다. 신혼부부, 사회 초년생 등 젊은층에게 주변 시세의 60∼80%인 임대료로 공급하는 ‘행복주택’이 도입됐고, 임대주택의 범위를 중산층으로 확대한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도 등장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한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전 정부가 내놓은 임대주택 정책이 흐지부지돼 왔다”며 “행복주택·뉴스테이도 어떻게 될지 솔직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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