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동물원 범고래, 자살 시도하는 듯” 관광객이 촬영한 영상 보니…

입력 | 2016-06-08 17:41:00

사진=돌핀 프로젝트 홈페이지 캡처


범고래 한 마리가 돌고래 쇼를 마친 뒤 물 밖으로 나와 10분이 지나도록 옴짝달싹하지 않고 있다. 쇼를 본 관광객들은 출구로 빠져나가거나 범고래를 배경으로 셀피를 찍었다.

영국 메트로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기반을 두고 있는 돌고래 보호단체 돌핀 프로젝트(Dolphin Project)가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이 영상을 소개하며 해당 영상을 통해 스페인 로로 파크 동물원에 갇혀 지내는 범고래 ‘모건’이 이상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쇼를 관람한 관광객이 최초로 촬영한 이 영상 속 모건은 이날 예정된 3개 일정을 모두 마친 뒤 물 밖에 나와 힘없이 누워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른 돌고래들은 물속에서 수영을 하고 있지만 모건은 콘크리트 바닥에 누워 몇 분이 흐르도록 물로 돌아갈 시도를 하지 않는다.

영상 설명에 따르면 이 범고래는 약 10분간 이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촬영자가 현장을 떠날 때에도 계속해서 이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영상을 본 한 누리꾼은 모건의 행동이 “동물원의 감금·억압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하려는 듯한 행동으로 보인다”, “조련사들은 어디 있냐”며 해당 동물원을 비판했다. 돌핀 프로젝트 역시 “설명하기 어려운 행동이다”라면서 “모건이 불안해하는 것 같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실제로 야생 범고래는 가끔 물가로 나와 잠깐 동안 사냥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물 밖에 있게 되면 자체 무게에 허파 등 내장이 짓눌려 죽을 수 있다. 고래들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뭍으로 올라와 갑자기 집단 자살하는 경우가 있다.

돌핀 프로젝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건 풀어주기(#FreeMorgan)’ 운동을 전개하며 돌고래 쇼 입장권을 사지 않도록 사람들에게 당부했다.

하지만 로로 파크는 “동물단체가 과잉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것은 우리 동물원 범고래들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물 밖으로 스스로 나오는 것은 우리 동물원 범고래들이 훈련 받는 행동 중 하나이며 범고래들은 가끔 자유시간이 생길 때 훈련받은 것을 연습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모건은 지난 2010년 네덜란드 해안에서 발견됐다. 건강에 이상이 있어 치료 목적으로 구출됐지만 지난 2011년부터 이곳에서 다른 범고래 5마리와 함께 생활하며 돌고래 쇼에 동원되고 있다. 모건은 치료용 수조에 갇혀 있던 지난 4월에도 머리로 철문을 계속 들이받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인 적이 있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