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돌핀 프로젝트 홈페이지 캡처
범고래 한 마리가 돌고래 쇼를 마친 뒤 물 밖으로 나와 10분이 지나도록 옴짝달싹하지 않고 있다. 쇼를 본 관광객들은 출구로 빠져나가거나 범고래를 배경으로 셀피를 찍었다.
영국 메트로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기반을 두고 있는 돌고래 보호단체 돌핀 프로젝트(Dolphin Project)가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이 영상을 소개하며 해당 영상을 통해 스페인 로로 파크 동물원에 갇혀 지내는 범고래 ‘모건’이 이상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쇼를 관람한 관광객이 최초로 촬영한 이 영상 속 모건은 이날 예정된 3개 일정을 모두 마친 뒤 물 밖에 나와 힘없이 누워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른 돌고래들은 물속에서 수영을 하고 있지만 모건은 콘크리트 바닥에 누워 몇 분이 흐르도록 물로 돌아갈 시도를 하지 않는다.
영상을 본 한 누리꾼은 모건의 행동이 “동물원의 감금·억압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하려는 듯한 행동으로 보인다”, “조련사들은 어디 있냐”며 해당 동물원을 비판했다. 돌핀 프로젝트 역시 “설명하기 어려운 행동이다”라면서 “모건이 불안해하는 것 같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실제로 야생 범고래는 가끔 물가로 나와 잠깐 동안 사냥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물 밖에 있게 되면 자체 무게에 허파 등 내장이 짓눌려 죽을 수 있다. 고래들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뭍으로 올라와 갑자기 집단 자살하는 경우가 있다.
돌핀 프로젝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건 풀어주기(#FreeMorgan)’ 운동을 전개하며 돌고래 쇼 입장권을 사지 않도록 사람들에게 당부했다.
하지만 로로 파크는 “동물단체가 과잉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것은 우리 동물원 범고래들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물 밖으로 스스로 나오는 것은 우리 동물원 범고래들이 훈련 받는 행동 중 하나이며 범고래들은 가끔 자유시간이 생길 때 훈련받은 것을 연습한다”고 주장했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