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O tvN’의 예능프로그램 ‘어쩌다 어른’에 출연한 강연자가 생존한 화가의 그림을 조선시대 화가 장승업(1843~1897)의 그림으로 잘못 소개해 구설에 올랐다. 미술사가 황정수 씨는 8일 한국미술정보개발원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인기 수능 강사 최진기 씨가 지난달 19일 방영한 ‘어른들의 인문학, 조선 미술을 만나다’ 편에서 이양원 전 동덕여대 회화과 교수(72)의 말 그림을 ‘조선의 천재 화가 장승업의 군마도(群馬圖)’라고 잘못 소개했다”고 지적했다.
최 강사는 이날 방송에서 해당 그림과 나란히 화면에 잡은 운보 김기창의 군마도를 폄훼하며 “이중섭의 소를 연상시킬 정도로 뛰어난 필력을 드러내는 장승업의 말 그림이야말로 진짜 조선화”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해당 그림 하단에는 이 교수의 낙관이 찍혀 있었다. 황 씨는 “조선시대 그림은 ‘동양화’가 아닌 ‘조선화’라 불러야 한다는 최 강사의 얘기는 어이가 없다 못해 섬뜩했다. 조선화는 서양화 기법을 도입한 북한 회화의 한 장르”라고 썼다.
장승업 전기 영화인 ‘취화선’(2002년)에서 소품으로 쓰인 정체불명의 그림을 장승업의 ‘파초’라고 보여주면서 “부분만 자른 파격적인 구도로 천재적인 붓놀림을 보여줬다”고 설명한 부분도 논란거리가 됐다. O tvN 측은 “강사가 준비한 자료지만 검토에 소홀했던 제작진도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손택균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