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 “안전성 강화 비만치료제 개발중”
동국 “치매치료제 등 개량신약에 주력”
1963년 설립된 광동제약, 1968년 세워진 동국제약은 국내 제약업계에서 연혁이 긴 제약업체들이다. 광동제약은 쌍화탕, 동국제약은 인사돌 등 국민에게 친숙한 대표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업체들은 최근 비만, 치매 등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 질병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며 ‘전통의 강자’란 기존 평가를 넘어서고 있다. 두 업체는 연구개발(R&D) 역량을 보강해 2020년경부터 혁신신약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광동제약은 음료 부문에서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히트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제약사로서의 이미지는 손해를 보는 게 사실이다. 광동제약은 “음료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긴 하지만 의약품 사업의 매출 역시 다른 주요 제약사의 성장률을 웃돌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0∼2014년 이 회사의 의약품 사업 연평균 성장률은 8.5%로 국내 상위 10대 제약사의 성장률 8.4%보다 높다.
광동제약과 동국제약(오른쪽 사진)의 연구개발 현장. 광동제약은 기존 약보다 체중감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은 줄인 비만 치료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투여 횟수가 적은 치매 치료제 등 개량신약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광동제약·동국제약 제공
현재 광동제약은 신약으로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험 첫 단계인 임상 1상을 마치고 현재 2상 시험을 준비 중이다. 지방조직에 직접 작용해 체중감소 효과가 뛰어날 뿐 아니라 뇌, 척수를 포함하는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기존 치료제들에 비해 안전한 약품이라고 광동제약 측은 설명했다. 또 미국, 독일, 이스라엘 등의 해외 제약사들과 유방암, 췌장암,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의 신약 개발을 위해 협업하고 있다.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는 “꾸준한 연구와 투자로 초일류 제약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2020년에 매출 1조 원을 올리는 제약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약은 최근 개량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개량신약은 기존 신약과 비슷한 물질을 사용하면서도 효과를 증진시킨 약이다. 개발 중인 개량신약으로는 치매 치료제 ‘도네페질 데포’가 대표적이다. 주사제 형태의 치료제로 한 번 투여하면 한 달간 약효가 지속된다. 동국제약이 자체 개발한 작은 입자의 약물을 몸에서 서서히 퍼지게 만드는 기술이 핵심이다. 종전 치매 치료제는 매일 하나씩 먹어야 했다. 동국제약은 “치매 환자는 매일 약을 복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아 투여 횟수가 줄어들수록 환자에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옥수수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인사돌, 맥주효모를 정제한 성분으로 만든 탈모 치료제 ‘판시딜’ 등의 개발에서 보듯 동국제약은 식물에서 뽑아낸 성분으로 약을 만든 경험이 풍부하다. 이를 바탕으로 동국제약은 천연물 신약 개발 역량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영욱 동국제약 대표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을 더욱 높여 우리만의 특화된 의약품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동국제약은 2020년까지 2개 이상의 혁신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