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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동맹 강화될 것”… ‘힐러리 승리’ 바라는 日정부

입력 | 2016-06-09 03:00:00

힐러리, 亞재균형정책 진두지휘… 中 해양진출강화엔 비판적
日입장 대변한 미국내 지일파… 힐러리 측근으로 다수 포진도 영향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7일, 일본 정부 당국자들이 안도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내정 간섭 논란을 의식해 발언 수위를 조절했지만 클린턴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요미우리신문이 8일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은 클린턴 경선 승리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매우 에너지가 넘치고 밝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익명의 외무성 간부는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면 미일동맹 강화의 흐름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반겼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미국 대통령은 세계에 큰 영향을 준다. 앞으로도 주시하고 싶다”며 후보자에 대한 구체적인 논평을 피했다.

클린턴에 대한 일본의 선호는 국무장관 시절 클린턴이 펼친 정책과 관련 있다. 또 일본의 입장을 이해하고 대변해 온 미국 내 지일파 인물들이 클린턴의 측근으로 다수 포진돼 있다는 점도 꼽힌다.

클린턴은 2009∼2013년 국무장관으로 재임하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진두지휘했다. 중국의 해양 진출 강화에 일관되게 비판적이었고, 2010년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앞바다에서 어선 충돌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센카쿠가 미일안보조약 제5조의 적용 대상임을 분명히 했다.

클린턴 진영에는 국무장관 재임 중 대(對)아시아 정책의 실무 책임자였던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전 국방차관보였던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 등 지일파(知日派) 거물들이 모여 아시아정책을 주무르고 있다. 또 클린턴의 ‘외교 책사’로 꼽히는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은 한일 간 역사인식 갈등과 관련해 한국 측에 비판적인 인식을 드러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차관 재임 중이던 지난해 2월 “민족 감정은 여전히 악용될 수 있고 정치 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일본을 편드는 듯한 발언을 했다.

다만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차원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 클린턴이 반대 입장으로 돌아선 점에 대해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벳쇼 고로(別所浩郞·63) 주한 일본대사를 주유엔 대사로, 후임 주한 일본대사에는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62) 외무심의관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일본대사로 내정된 나가미네 심의관은 도쿄(東京)대 출신으로 조약국 법규과장, 국제법 국장을 거친 국제법 전문가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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