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여성-아동 안전망 구축 폰 전원 버튼 누르면 ‘SOS 호출’… 순찰차 출동에 CCTV선 경고 메시지 여성대상 범죄 1년새 20% 줄어
현장 상황 한눈에 모니터링 지난달 27일 서울 성동구청 통합관제센터에서 경찰과 구청 직원이 폐쇄회로(CC)TV에 찍힌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성동구는 올 3월부터 여성, 학생을 위한 안심 귀가 앱 ‘집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성동구 제공
같은 시간 성동구청 통합관제센터. “SOS, 긴급 호출입니다”라는 경고음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김 씨가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고 이름과 나이, 사진 같은 신상정보와 위치정보가 모니터에 떴다. 관제센터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경찰관은 다급한 상황임을 확인하고 9개 지구대 11대의 순찰차에 일제히 상황 발생 메시지를 보냈다. 10초 간격으로 김 씨의 위치정보가 관제센터와 순찰차에 전송됐다. 김 씨와 가장 가까운 CCTV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즉시 행동을 중지하십시오”라는 경고음이 3차례 반복됐다.
지난달 27일 성동구와 성동경찰서가 긴급 상황을 가정해 실시한 ‘안심귀가 훈련’의 한 장면이다. 성동구는 올 3월 자치구 중 처음으로 안심 귀가 앱 ‘집으로’ 서비스를 구축했다. 늦은 시간 귀가하고 범죄에 취약한 여성이나 학생을 위해서다. 24시간 운영되며 성동구에 거주하거나 활동이 많은 사람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성동안심귀가’를 검색해 내려받으면 된다.
저소득층 등 사회적 배려자를 위한 임시숙소인 ‘안심주택’도 호응을 얻고 있다. 가정폭력 등으로 피해를 본 여성과 그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성동구와 성동경찰서, 사회적기업이 공동으로 운영, 관리한다. 과거에는 모텔 같은 숙박업소를 이용했지만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안심주택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5명 정도가 함께 생활하는데 지금까지 29명의 여성이 거쳐 갔다.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안심골목길 만들기’ 사업도 범죄 예방에 효과적이다. 범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주택 밀집지역의 가스관 담장 창문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형광염료를 칠해 범죄자의 옷, 신발 등에 흔적이 남도록 했다. 보안등이 설치되지 않은 어두운 골목 바닥에는 스스로 빛을 내는 ‘표지병’과 ‘반사경’을 설치했다. 초등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지원하는 ‘워킹스쿨 사업’, 주민들이 그리는 ‘안전지도’ 등도 성동구가 추진하는 대표적인 안전인프라 사업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아동을 위한 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해 각종 범죄로부터 안전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