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정 파악… 출입국시스템 연계… 입국심사장 닿기 전에 검역 심사 빅데이터센터 “올림픽 전 가동”
이 차장이 귀국한 뒤 찾아간 곳은 KT 로밍사업팀이었다. 자체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BDAP에 이 차장의 전화번호를 입력하니 출장 동선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각 국가에 도착했을 때마다 로밍 안내문과 외교부 발송 주의사항을 스마트폰으로 수신한 내용이 데이터로 보관돼 있었기 때문이다.
KT는 미래창조과학부,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해외 감염병이 국내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통신 빅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차단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전에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KT는 BDAP의 데이터를 법무부 출입국 시스템과 연계해 해외 감염병 유입을 완벽하게 막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위험국가에 방문했던 이의 전체 여행 일정을 모두 모니터링해 국내에 도착하는 즉시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검역 안내 문자메시지(SMS)를 받게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입국심사장에 닿기 전에 검역 심사를 거치게 되고, 입국심사장에서 여권을 스캔하면 검역 대상자라는 사실이 공지된다.
KT 빅데이터센터는 2014년부터 통신 빅데이터를 활용한 질병재해 차단 사업을 주도해왔다. 가축 전염병의 경우 운반 트럭을 통해 최초 발생지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겨진다. KT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가축 운반 트럭의 운행 정보를 받아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의 잠재 발생 위험지역을 예측했다. 2014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첫 시행에서 KT는 실제 AI 발생 102건 중 93건을 사전에 예측했다. KT가 사전 예측한 지역의 AI 검역을 강화하자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발생한 AI 건수는 14건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질병재해 차단 프로젝트를 주도한 김이식 KT 빅데이터센터 상무는 “이제 트럭으로 인한 전염은 0건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이번 감염병 차단 시스템도 궁극적으론 글로벌 통신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인류 복지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