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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모델 대신 일러스트… 예술이 된 기업광고

입력 | 2016-06-10 03:00:00

SK-세계적 아티스트 협업 눈길
차세대 전략산업 바이오-반도체… 간결하면서 강렬하게 담아내
SK “기업광고 영역확장 큰 의미”




SK㈜의 기업 광고 ‘바이오 편’.

커다란 물음표(‘?’)는 바이오산업의 불확실한 미래를 상징한다. 그 물음표 속에 표현된 ‘알약을 든 손’은 불가능한 일에 도전해온 기업의 의지를 나타낸다.(SK㈜ 바이오 편)

태극기 우측 아래의 곤괘(坤卦)는 땅을 상징한다. 곤괘를 반도체로 형상화한 것은 한국의 땅에서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를 생산해 국가 경제에 기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SK㈜ 반도체 소재 편)

최근 선보이고 있는 SK㈜의 기업 광고가 화제다. 세계적 일러스트레이션 작가인 이스라엘의 노마 바와 함께 작업한 이 광고는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는 듯하다. 바는 ‘최소한의 요소로 최대한의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작가다. 특히 하나의 이미지에 중의적 의미를 담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국 런던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그는 BBC, IBM, 코카콜라, 보다폰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과 함께 일했다. 국내 기업이 바와 함께 협업한 광고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는 ‘해내겠습니다. OK! SK’라는 슬로건 아래 바와 공동으로 바이오 편과 반도체 소재 편의 인쇄광고를 제작했다. 모두 SK㈜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사업부문이다. SK㈜는 이 두 사업부문에 대한 TV 광고도 바의 일러스트와 기업 현장 사진을 절묘하게 결합해 하나의 ‘비디오아트’처럼 만들었다. 기업 광고의 경우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경영 철학 등을 담아내야 하기 때문에 유명 연예인이 등장해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일반 광고보다 주목을 끌기 어렵다. SK㈜는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일러스트 작가와의 협업을 선택했다. SK㈜ 관계자는 “기업 광고도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을 위해 좀 더 다양한 접근이 필요한 시대”라며 “유명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기업 광고 크리에이티브 영역을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예술 작품을 광고에 활용하는 것은 루이뷔통, 디오르, 리바이스 등 글로벌 패션업체들을 중심으로 점차 확대돼 왔다. 잘 알려진 고전 예술 작품의 경우 주목을 끌기 쉽고 기업이나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도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고전 예술 작품뿐만 아니라 현대 미술 작가와의 협업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추세다. 이번 SK㈜와 바의 협업으로 국내에서도 기업과 예술가의 만남이 더 잦아질지 주목된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