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국회의장에 정세균]‘미스터 스마일’ 정세균 의장은
동료의원 축하 받는 丁의장 9일 열린 20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가운데)이 여야 의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그러나 정 의원은 “여론조사가 잘못됐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공언했고, 실제로 오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서며 6선 고지에 올랐다. 9일 당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도 친노(친노무현) 진영 문희상 의원과 접전을 벌일 거라는 예상과 달리 절반 이상인 71표를 획득하며 결국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자리를 거머쥐었다.
○ 3차례 당 대표 거쳐 입법부 수장까지
기업에서 익힌 실물경제 경험과 노무현 정부 때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당 ‘유능한 경제정당 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야권의 대표적인 ‘경제통’이자 ‘정책통’으로 꼽힌다. 또 열린우리당, 민주통합당 등에서 세 차례 당 대표를 맡으며 관리형 리더십을 선보였다.
부드럽고 온화한 성품으로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별명도 얻었지만, 주요 국면에서 높은 집중력과 판단력을 보여 왔다는 게 당내 평가다. 범친노로 분류되는 정 의장은 이날 당내 의장 경선에서 친노·친문(친문재인) 진영과 초선 의원들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 여소야대 속 리더십 주목
관심은 여소야대로 시작된 20대 국회에서 정 의장이 얼마만큼의 갈등 조정 능력을 선보이느냐다. 정 의장은 당선 인사에서 “의장으로서 유능한 갈등 관리와 사회통합의 촉매 역할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국민에게 짐이 아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다만 임기 중에 대통령 선거가 열리고,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등으로 청와대·여당과 야권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특히 청와대와 야권이 정면으로 맞붙을 경우 ‘야당 출신’ 특성이 발휘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 의장도 “많은 의원께서 저에 대해 온건하다고 평가해 주시지만, 20대 국회는 온건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때로는 강경함이 필요할 것”이라며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국회 운영을 하겠다”고 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차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