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권기령 기자 beanoil@donga.com
이래서 찾아가요
“아침을 못 먹고 출근할 때면 편의점에서 빵이나 우유, 샌드위치 같은 걸 사 먹어요. 가끔 목이 마르면 눈에 보이는 편의점에 들러 물이나 음료를 사 먹죠.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가게 돼요.” ―남궁현 씨(30·약사)
지내요.”―김숙희 씨(69)
“혼자 자취를 하다 보니 도시락 사러 자주 가요. 새벽엔 기분전환도 할 겸 맥주를 살 때도 있고요. 낱개로 파니 가격이 더 붙는다는 생각은 들지만 편히 들락거릴 수 있어서 애용해요.” ―이시언 씨(26·대학졸업생)
“촬영할 때는 팀으로 움직이게 돼요. 같이 움직이는 동생들 음료수를 사 주곤 해요. 스무 명 정도인데 카페에서 사 주기는 좀 부담스럽고, 편의점에서 1+1(원 플러스 원) 행사를 이용하면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죠.” ―김유석 씨(39·비디오 저널리스트)
“1인 가구 증가가 편의점이 성장하는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됩니다. 가구 구성원이 감소하다보니 가까운 곳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것들을 소비하는 거죠. 편의점이 갑자기 늘면서 점포당 수익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용객과 이용 빈도수가 계속 늘어나는 한 계속 성장할 겁니다.” ―오경석 씨(49·한국편의점협회 팀장)
고객과 정을 나누는 가게
“편의점은 제 방황을 막아준 고마운 존재예요. 웹툰 작가로 데뷔하려면 시간과 돈이 필요해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도 벌고 편의점을 소재로 한 웹툰도 그릴 수 있었죠. 좋은 점주분을 만나 손님이 없는 새벽 시간에 노트북을 가져와 그림 작업을 할 수 있었어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데뷔할 때까지 잘 버틸 수 있었답니다.” ―지강민 씨(38·웹툰 ‘와라! 편의점’ 작가)
위치별 손님들 특색
“아침 출근 시간엔 특히 바빠요. 지하철 타는 시간 맞추려고 손님들이 정신이 없죠. 카드 좀 미리 꺼내 놓으면 좋을 텐데, 가방에서 한참 찾는 분이라도 생기면 줄이 길어지죠. 현금 내는 분들은 계산대에 현금 내려놓고 급하게 차 타러 뛰어가기도 해요.” ―양순자 씨
업주들의 애환
“악덕 업주들 얘기는 자주 들어보셨겠지만 아르바이트생들 때문에 애태우는 업주도 꽤 많아요. 폐쇄회로(CC)TV로 나중에 확인해 보면 밤 10시부터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이 밤 12시가 되면 다른 애를 세워두고 본인은 오전 8시쯤 오고 그런 곳도 있대요. 자기 일처럼 일해 주는 친구들도 드물어요.” ―김모 씨(74·편의점 운영)
“가게에 들어오는 애들 때문에 힘들어요. 껌 하나 500원짜리 사면서도 대여섯 명이 와서는 떠들고. 장사도 안돼 힘든데 물건 분실도 많아요. 애들이 장난삼아 하나씩 가져가니 만날 재고 개수 확인하느라 바빠요.” ―박모 씨(61·서울 대치동 편의점 운영)
변화하는 편의점
“현재 택배,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생활편의 서비스도 편의점에서 이용할 수 있잖아요. 인터넷 은행이 출범하게 되면 대출, 신용조회 등 은행 서비스도 편의점 점포들이 제공할 수 있죠.” ―오경석 씨
“마진이 좋지 않아요. 프랜차이즈다 보니 회사에서 가져가는 것도 있고, 월세도 비싸죠. 특히 저희는 학원가에 있다 보니 낮에 학생들이 물건 사봤자 500원, 많으면 3000원 해요. 편의점 하나 해가지고는 한 가족이 먹고살긴 힘들어요.” ―최민수 씨(29·편의점 운영)
“편의점이 너무 많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100m도 채 못 가 다른 편의점이 있고 그렇더라고요.” ―차예리 씨(25·회사원)
“뷰티나 다른 상품 분야와 달리 편의점은 메일링 서비스나 협찬 서비스가 잘 안 돼 있어 신상정보를 발 빠르게 얻기 힘들어요. 그래서 편의점 신상이 나올 때마다 바로 리뷰를 올리는 ‘편의점 덕후’들이 많은 도움이 됐죠.” ―양주연 씨 (26·잡지 ‘대학내일’ 에디터)
“현재 도시계획이나 도시재생과정에서 편의점을 적극 활용하는 정책이 필요할 겁니다. 유통, 금융, 사회 복지 거점으로 만드는 거죠. 예를 들어 주민센터, 파출소 같은 장소를 따로 마련하지 않고 편의점을 일종의 지역 거점으로 활용하는 식으로요.” ―전상인 씨(58·‘편의점의 사회학’ 저자)
오피니언팀 종합·조혜리 인턴기자 성균관대 의상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