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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LPGA 명예의 전당’ 입회…박세리 이어 한국인 두번째

입력 | 2016-06-10 17:05:00

사진 동아DB


18번 홀의 마지막 퍼팅을 마친 박인비(28·KB금융그룹)는 공을 집어 들고 환하게 웃었다.

곧이어 박세리, 안니카 소렌스탐 등 여자골프의 살아있는 전설들이 차례로 그린 위로 걸어와 박인비와 포옹을 하며 골프 여제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명예의 전당 입회를 축하해줬다. 줄리 잉크스터는 “먼 길을 훌륭하게 달려 온 박인비는 명예의 전당에 들어설 자격을 갖췄다”고 치켜세웠다.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큰 힘을 줬던 스윙코치이자 남편인 남기협 씨로부터 꽃다발을 받은 박인비는 잠시 동안 남 씨의 눈을 지그시 바라봤다.

박인비가 10일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 인근 사할리CC(파71)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치며 명예의 전당에 가입했다. 만 27세 10개월 28일의 나이로 입회해 역대 최연소 기록을 갈아 치운 박인비는 1950년 출범한 LPGA투어 사상 25번째이자 한국 선수로는 박세리(2007년) 이어 두 번째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LPGA투어는 이날 박인비가 마지막 홀에 들어서자 ‘홀(Hall of fame·명예의 전당)까지 한 홀 남았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박인비는 “메이저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이렇게 떨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오늘은 매우 떨렸다”며 “예상보다 빠르게 꿈을 이뤘다. 그동안 힘든 순간들도, 성공적인 순간들도 있었지만 모든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LPGA 투어에서 17승(메이저 7승)을 거둬 세계 랭킹 2위를 달리고 있는 박인비는 이날 열린 특별파티에서 “LPGA투어에서 보낸 10년의 세월을 돌아보면 가족 등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도 내가 가진 최상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계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선수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위대한 우리의 롤 모델 인비 언니의 명예의 전당 입회를 축하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사상 최초로 단일 메이저 대회 4연패를 달성한다. 이날 그는 왼쪽 손가락 통증이 남아 있는 악조건 속에서도 1오버파를 쳐 선두 브룩 헨더슨(캐나다·4언더파)에 5타 뒤진 공동 20위를 기록했다.

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