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동아DB
18번 홀의 마지막 퍼팅을 마친 박인비(28·KB금융그룹)는 공을 집어 들고 환하게 웃었다.
곧이어 박세리, 안니카 소렌스탐 등 여자골프의 살아있는 전설들이 차례로 그린 위로 걸어와 박인비와 포옹을 하며 골프 여제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명예의 전당 입회를 축하해줬다. 줄리 잉크스터는 “먼 길을 훌륭하게 달려 온 박인비는 명예의 전당에 들어설 자격을 갖췄다”고 치켜세웠다.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큰 힘을 줬던 스윙코치이자 남편인 남기협 씨로부터 꽃다발을 받은 박인비는 잠시 동안 남 씨의 눈을 지그시 바라봤다.
박인비가 10일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 인근 사할리CC(파71)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치며 명예의 전당에 가입했다. 만 27세 10개월 28일의 나이로 입회해 역대 최연소 기록을 갈아 치운 박인비는 1950년 출범한 LPGA투어 사상 25번째이자 한국 선수로는 박세리(2007년) 이어 두 번째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LPGA투어는 이날 박인비가 마지막 홀에 들어서자 ‘홀(Hall of fame·명예의 전당)까지 한 홀 남았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한편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사상 최초로 단일 메이저 대회 4연패를 달성한다. 이날 그는 왼쪽 손가락 통증이 남아 있는 악조건 속에서도 1오버파를 쳐 선두 브룩 헨더슨(캐나다·4언더파)에 5타 뒤진 공동 20위를 기록했다.
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