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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협조” 한발 물러선 安… “野엔 잔혹한 잣대” 檢 겨눈 박지원

입력 | 2016-06-11 03:00:00

‘선거비용 리베이트’ 의혹 파문… 국민의당, 강온 ‘투트랙’ 대응




심각한 국민의당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왼쪽)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10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비용 리베이트 수수 및 회계부정 혐의로 소속 의원 2명을 검찰에 고발한 데 대해 안 대표는 이날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비례대표 선거 비용 리베이트 수수 의혹 사건의 파장이 커지면서 국민의당이 ‘강온’ 투 트랙 전략으로 대응에 나섰다. 10일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공식 사과와 달리 박지원 원내대표는 검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강하게 압박했다.


○ 강온 투 트랙 대응 전략


전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했던 안 대표는 이날은 “송구하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안 대표는 “사실 관계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겠다”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표현을 사용해 전날과는 달리 한발 물러선 모습이었다.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우선 여론을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당에서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지만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유감을 표시하고 자체 조사를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박 원내대표는 “검찰의 수사 내용과 방법을 주시하겠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 당의 운명을 검찰의 손에 넘기지는 않겠다”며 검찰을 직접 겨냥했다. 그는 특히 “최근 검찰의 홍만표 변호사, 진경준 검사장에 대한 수사 내용을 보면 아직도 자기 식구 감싸기엔 철저하지만 야당엔 잔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선관위가 강압, 불법 조사한 것은 나중에 따질 것”이라며 선관위도 강하게 압박했다. 그는 “새벽 3, 4시까지 (당 관계자들을 불러) 누구에게 돈을 줬냐고 물었다고 한다”며 “선관위가 어떻게 그런 조사를 할 수 있나”라고도 했다.

안 대표는 이날 사과와 함께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리베이트 수수 혐의로 고발된 김수민 의원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고, 함께 고발된 박선숙 의원은 안 대표의 최측근이다. 여기에 이번 사건이 당내 알력 다툼에서 불거졌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당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최측근인 박 의원과 자신이 직접 영입한 김 의원이 연루돼 있다”며 “혹시라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안 대표의 정치 행보에도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안도감 속에 떨고 있는 여의도

이날 선관위가 비례대표 선거비용 보전액을 지급하면서 정치권은 일단 안도하는 표정이지만 혹시 모를 돌발적 상황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중앙선관위가 이날 지급한 20대 총선 비례대표 선거비용 보전 지급액은 4개 정당을 합쳐 160억3700만 원이다. 당초 4개 정당이 청구한 181억3400만 원 중 88.4%가 인정됐다. 정당별로는 비례대표 4명이 당선된 정의당이 44억5431만 원을 지급받아 가장 많았다. 이어 △새누리당 42억4652만 원 △더불어민주당 38억4124만 원 △국민의당 34억9449만 원 등의 순이다.

1차 고비는 넘겼지만 선관위가 추가 실사를 예고해 각 당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서류심사나 실사 과정에서 통상적인 가격에서 벗어나는 물품 등의 비용을 청구한 것은 보전액에서 제외했다”면서 “이후에도 제보 등을 통해 실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정당 관계자는 “(홍보비 부풀리기 등은) 과거 사례를 봐도 친박(친박근혜)연대나 국민의당처럼 신생 정당이나 내부 이해관계가 복잡한 정당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고 하면서도 “많은 선거를 치른 경험이 있어 크게 걱정하지는 않지만 뜻밖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길진균 leon@donga.com·차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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