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의 투명성 강화 방안으로 추진해 온 호텔롯데 상장이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수사의 영향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롯데그룹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1월에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호텔롯데는 7월까지 상장작업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현재 투자자 보호를 위한 변경신고 등 절차 이행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7일까지만 해도 “서류작업을 보완해 지난달 제출했던 증권신고서를 수정해 공시하고, 일정을 순연시켜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국내 및 해외투자 설명회(IR) 일정도 안 잡힌 상태에서 검찰 수사를 받게 돼 7월 말까지 상장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도, 8월 이후 상장절차를 다시 밟는 것도 어려워졌다”면서 “현재 상황에서는 호텔롯데 상장을 무기한 연기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 회장까지 검찰 수사가 확대될 수 있어 롯데그룹으로서는 호텔롯데 상장에 신경 쓸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 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롯데그룹 측이 호텔롯데 상장을 아예 취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호텔롯데 상장은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지난해 8월 11일 신 회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밝힌 기업 투명성 강화방안의 핵심이다.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를 상장시켜 일본 계열사들이 보유한 호텔롯데 지분을 줄이는 방안이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