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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동네 43곳 ‘미완의 공존’

입력 | 2016-06-13 03:00:00

[심층탐사기획/프리미엄 리포트]다문화人 200만명, 인구 4% 차지
서울 대림2동-안산 원곡본동 등
활기 되찾았지만 ‘외딴섬’ 고립도… 정부 “주민세 징수 등 책임도 강화”




9일 서울 구로구의 한 요양병원. 분홍색 유니폼을 입은 간병인들이 환자에게 줄 점심식사를 나르고 있었다. 두 간병인은 중국어로 대화를 나눴다. 병원 옥상의 벤치에서도, 간병인이 모여 쉬는 휴게실에서도 중국어가 들렸다. 이 병원 간병인 50여 명 중 한국인은 8명뿐이다. 서울의 한 간병인협회 회장인 김모 씨(60·여)는 “간병인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은 100% 중국동포다. 이들이 없으면 시스템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다문화 인구가 2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법무부와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 외국 국적 동포, 결혼이주여성, 귀화인, 불법체류자 등 다문화인(人)은 총 195만5919명으로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4%에 이른다.

동아일보가 행자부의 외국인 주민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국 3502개 읍면동 중 다문화인이 전체 주민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곳은 총 43곳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영등포구 대림2동(51.27%)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원곡본동(50.09%)은 다문화인 비중이 더 높았다.

다문화 인구가 급증한 이유는 2004년부터 시행된 외국인고용허가제로 외국인 근로자가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2006년 다문화가족 사회통합지원대책을 세운 것도 영향을 줬다.

대부분의 다문화인은 사회적 약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들이 각종 지원제도에 따른 혜택과 권한만 누릴 뿐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은 지려 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행자부는 올해부터 주민세 납부 의무를 강화하기로 했다. 8월 발급하는 주민세 고지서와 체납 안내문에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 5개 언어를 병기(倂記)하도록 하고 체납자에게는 비자 갱신 때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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