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선 시동거는 주자들]<4>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위기의 안철수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의 선거비용 리베이트 수수 의혹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운데)가 10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안 대표는 김 의원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사과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하지만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수민 의원이 연루된 선거비용 리베이트 수수 및 허위 회계보고 의혹 사건에 대해 사과한 직후였기 때문이다.
전날 “사실이 아닌 걸로 보고받았다”고 했지만 국민 눈높이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자는 생각에서 사과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을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안 대표의 정치적 명운이 걸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대표는 이날 인천재능대 강연에서 “강펀치를 맞고도 오래 버틸 수 있어야 이긴다. 그게 중요한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올 3월 중순 국민의당 지지율이 바닥을 칠 때도 “권투에서 중요한 건 얼마나 강한 펀치를 날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강한 펀치를 맞고도 버티는가가 핵심”이라고 했다. 위기 때마다 자신의 심경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선 안 대표의 지지율이 지난달 20%에서 이달 10%로 반 토막이 났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등장으로 안 대표의 지지층 상당수가 반 총장 지지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지금 누가 대선에 나가고 어디와 어디를 합치고 (하는) 정치공학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오로지 한국 사회의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일에만 몰두해 있다”고 말했다.
○제3당 존재감, 리베이트 의혹에 휘청
안 대표는 총선 직후 한동안 말을 아꼈다. 다른 잠재적 대권 주자들이 앞다퉈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대선 행보와는 일정한 거리를 뒀다. 그 대신 당 의원들과 일대일로 점심을 함께하는 등 소통의 시간을 자주 가졌다. 12일에도 그는 낙선한 전직 의원 2명과 여의도 인근에서 식사를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당이 정치적으로 미숙했던 만큼 진상조사단 결과와 관계없이 선제적으로 책임을 묻고 쇄신 의지를 밝혀야 한다”고 조언했고 안 대표도 이에 수긍했다고 한다.
안 대표는 또 약속이 없는 날에는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짬짬이 책을 읽거나 부족한 수면을 보충했다고 한다. 안 대표의 책상에는 교육과 구조조정 관련 책들이 놓여 있었다. 그는 이번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지원했다.
안 대표는 최근 100세 시대와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은 교육혁명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자주 하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최근 사석에서 안 대표에 대해 “미래를 보는 안목에 깜짝 놀랐다”며 “신지식인을 키우고 정보통신 강국을 강조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 버금가는 안목”이라고 극찬했다.
안 대표도 자신이 읽은 책 제목처럼 총선 과정의 시행착오를 되짚는 ‘축적의 시간’을 갖고 있는 듯했다. 안 대표와 국민의당이 검찰 수사에 따른 파장을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