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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책임자’ 또 한국계

입력 | 2016-06-13 03:00:00

조지프 윤 駐말레이시아 대사… 성김 이어 ‘대북정책특별대표’유력
한국 근무시절 기자간담회 때 ‘한국은 美의 준식민지’ 지적에
“얘기할 필요없다” 자리 박차고 나가




필리핀 대사로 지명된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겸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부차관보 후임에 한인 1.5세인 조지프 윤 주말레이시아 미국 대사(61·사진)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사가 미 상원의 인준을 거쳐 후임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되면 미 대북정책 수장(首長)을 2회 연속 한국계가 맡게 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11일 “추가 절차가 남았지만 윤 대사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겸 동아태 부차관보를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당국자도 “미 정부가 공식 발표만 남겨뒀을 뿐 내부적으로 윤 대사가 성 김 대표에 이어 미 정부의 대북정책 실무를 총괄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임명은 빠르면 다음 달, 늦어도 9월로 예상된다.

윤 대사는 성 김 대표에 앞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 일본 등을 담당하는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를 맡은 바 있지만 당시엔 대북정책특별대표는 겸임하지 않았다.

1985년 국무부에서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윤 대사는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두 차례 근무한 한국통이다. 한미 동맹, 대북 문제에 대해선 비교적 강경한 원칙을 갖고 있다.

그가 주한 미국대사관 정무참사관이었던 2007년 8월 한국의 인터넷매체 기자들과의 간담회 일화는 아직도 외교가에서 회자된다. ‘인터넷통일언론인연구모임’이란 진보 성향의 인터넷매체 기자 모임이 주최한 한반도 정세 관련 간담회였다. 한 기자가 주한미군 범죄 처벌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한미동맹은 한국이 미국의 준(準)식민지 상태를 유지하는 동맹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윤 대사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되물었고 ‘그렇다’는 답을 듣자 “그럼 저랑 뭐 이야기할 게 별로 없다”고 말한 뒤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2012년 3월 동아태 수석부차관보 시절 상원 외교위원회 산하 동아태소위원회 청문회에서는 “북한 주민들의 복지는 개선이 절박한 상황이며 북한 주민들의 인권 보호는 미 대북정책의 중요한 목표다. 중국에 탈북자 강제 북송을 중단하도록 계속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사는 초등학생 때인 1963년 세계보건기구(WHO)에 근무하던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갔다. 영국 웨일스대와 런던정경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경제연구소인 ‘데이터 리소스’에서 경제학자로 활동하다 이후 외교관의 길을 걷고 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