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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걸]조수현 상무 “다양한 경험에서 영감을 얻는 훈련을 하세요”

입력 | 2016-06-14 03:00:00

‘골든걸 커리어 멘토’ 두 번째 멘토링 - 맥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조수현 상무




‘골든걸 커리어 멘토’ 두 번째 멘토링이 진행 됐다. 글로벌 뷰티 브랜드 맥의 조수현 상무가 멘토를 맡아 뷰티업계와 마케팅 분야에 관심 있는 대학생 10여 명에게 진로 선택, 취업과 관련한 멘토링을 해주었다.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맥 스토어 세미나 실에서 진행된 이번 클래스는 예정 시간을 한 시간이나 넘겨가며 열띤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조 상무는 “나 역시 여러분 나이 때는 미래가 막연하게만 느껴졌고, 답을 찾지 못해 고민이 많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서 “자신의 커리어가 개발되는 것을 보여주는 때는 30대 초반으로, 20대에는 아직 안 보인다. 조바심내지 말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차근차근 해나가라”고 덧붙였다.

점들을 연결하라 (Connecting the dots)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즉 내가 만든 점들(dots)이 이어져서 나만의 스토리가 되고, 내 커리어가 쌓여나갑니다. 작은 점들이 연결되면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발휘되면서 발전하게 돼요. 20대 초중반은 자신만의 점들을 만들어나가는 시기에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할 수 있는지 탐색하면서 이런 저런 것들을 다양하게 경험하고, 그것들을 전략적으로 연결하는 게 필요합니다.”

조 상무는 20여 년의 직장 생활에서 경험한 사례들을 들어가며 점들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 설명했다.

“저는 외국어와 수학을 좋아했어요. 외국어는 발음하는 게 재미있었고, 수학은 창의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풀면서 하나씩 정복해 나가는 느낌을 좋았어요. 첫 직장으로 외국계 리서치회사를 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습니다. 외국어를 맘껏 사용하면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통계를 내서 대단한 전략을 만드는 상상을 하면서요(웃음).”

하지만 기대했던 업무와 실상은 많이 달랐다고 했다. 반복되는 번역 작업과 상사의 오류 지적에 지치기도 했다. 하지만 내 일이다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이 업무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을 계속해가며 공부하듯 일하다 보니 배우는 게 많았다. 일에 재미가 붙었고,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직무에 대해서도 눈을 뜨게 되었다. 고객사였던 외국계 식품회사, 화장품 회사로 직장을 옮기며 성장하는 계기도 마련되었다.

“출발선은 뷰티업계나 마케팅 분야, 어느 것과도 관계 없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과 관련 있는 곳에 입사해서 실제 부딪치며 경험하고, 거기서 나만의 콘텐츠를 개발하다보니 그것이 또 하나의 점(dot)이 됐고 서로 연결되었어요.”

그는 “가능성과 기회는 많다. 너무 거창하고 특별한 것 위주로 생각하지 말고 자기가 갖고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영감을 받는 훈련을 하라

“여러분은 그동안 학교에 다니며 일방적으로 배우고, 외우고, 시험 보면서 흡수하는 것에만 익숙해져 있죠? 이제 바꾸세요. 자극을 받는 데서 그치지 말고 거기에서 영감을 받고, 내 플랫폼 안에서 다른 것과 결합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영감을 받는 훈련을 계속 하고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간다면 확실히 달라집니다.”

그는 자신의 경우를 예로 들며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다.

“저는 갤러리에 가서 인상파 화가의 그림을 보고 영감을 받으면 화장품 컬렉션에 그것을 결합시킵니다. 타투이스트의 작품이나 설치 미술에서 받은 영감도 제품의 콘셉트에 대입해보고요. 나만의 통찰력으로 소화하는 과정이기도 하죠.”

조 상무는 “브랜드 매니저로서 마케팅, 홍보, 교육, 브랜드 스토리를 만드는 과정에 있어 인문학과 예술로부터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고 말했다. 또한 “마케터에게 있어서 창의적인 사고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최대한 다채로운 것들을 접하고 그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기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라


“경쟁 브랜드와의 비교, 매출 압박, 어려운 인간관계 등으로 치열한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자신만의 방법이 그래서 꼭 필요합니다. 저의 방법은 ‘걷기로 마음을 비우는 것’입니다. 혼자 걸으면서 내 자신에게 집중하다 보면 마음 속에 쌓여있던 괴로움이 씻겨나가면서 다른 앵글들이 보이게 됩니다. 쳇바퀴에서 벗어나 리프레시가 되는 것이죠.”

그에게 마음 비우기는 긴장과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성찰의 기회라고 했다. 나에게 집중하며 내가 누구인가를 깨우치는 성찰은 자기 자신과 자신의 커리어를 발전시키는 데 큰 힘이 된다고 했다. 그는 “명상, 독서, 운동, 종교생활, 그 무엇이든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꼭 가지라”고 거듭 강조했다.

나만의 강점을 찾아내 일과 연결하라


다음은 조수현 상무과 멘티 학생들과의 일문일답.

학생(이하 멘티): 뷰티마케터가 되고 싶습니다.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까요?

조 상무(이하 멘토): 뷰티 마케팅은 단순히 상품을 기획하고 매출을 늘리는 작업이 아니에요. 특히 맥 같은 브랜드에서는 예술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저널리스트들도 자주 만나고, 때로 협업하기도 하죠. 이럴 때 마케터가 그들과 공감대를 갖고 있어야 하므로 예술적인 영감과 트렌드를 읽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평소 철학, 심리학, 사학 등 인문학에 관심을 갖고,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해볼 것을 권합니다.

멘티: 마케팅에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경험을 쌓으려고 노력하지만 다른 사람과 차별화 되지 않는 것 같아 고민입니다.

멘토: 다양한 경험들은 다 도움이 됩니다. 다만, 조금 다른 각도로 생각해보세요. 취업을 위한 자격증, 인턴십, 공모전 등 남들과 똑같은 스펙 쌓기가 아니라, 나의 경험에서 영감을 얻고, 그것이 자신이 입사를 원하는 회사나 브랜드에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스토리로 풀어보세요. 자신만의 진솔한 스토리가 면접에서 자신을 어필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입사 후에도 물론 업무에 도움이 되고요. 마케팅의 모든 리포트는 데이터를 보고 스토리를 엮어내는 것입니다.

멘티: 마케팅과 전혀 관계없는 전공이어서 취업에 걱정이 많습니다. 자신감도 떨어지고요.

멘토: 저도 언어 전공인데 지금 뷰티업계에서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어요. 전공에 꼭 맞는 직업을 택해야 한다는 생각은 너무 제한적입니다. 철학을 전공했다면 철학적 사고와 관점으로 마케팅에 재미난 콘텐츠나 스토리를 더 잘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순수미술을 전공했다면 마케팅에 보다 감각적인 심미안을 발휘할 수 있겠죠. 좁게 생각하지 말고 나만의 강점을 찾아내 일과 연결할 수 있는 점(dots)들을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멘티: 뷰티업계는 여성들에게 좀 더 유리하고 우호적인가요?

멘토: 사실 화장품은 대부분 여성들을 위한 제품이 많죠. 제품과 생활이 일치하므로 여성들이 공감도 빠르고, 그래서 직장 내에서 더 많은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케팅의 능력이 성별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맥은 “모든 세대, 모든 인종, 모든 성별”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가지고 다양한 제품을 출시합니다. 평범하지 않은 소수에게도 애정을 갖고 있는, 경계가 없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어요. 여성이라서 더 성공한다고 말할 수 없고, 여성이라서 여성을 더 잘 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얼마나 아름다움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지 또 사람들과 어울려 협업을 잘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조수현 상무는…

1973년생. 한국외국어대학에서 불어학을 전공하고 영어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했다. 1995년 마케팅 리서치 회사인 AMI(Asia Market
Intelligence)에 입사,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네슬레 코리아 프러덕트 매니저를 거쳐 1999년에 로레알 그룹으로 이직하며
뷰티업계에 입문한다. 살롱 헤어 제품 브랜드인 로레알 프로페셔널 파리의 마케팅 매니저를 거쳐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 파리의 마케팅 디렉터 및
브랜드 매니저로 일했다.

2007년 샤넬 코리아로 이직, 향수·화장품 사업부에서 마케팅 및 교육 관련 업무를 총괄했다.

2014년 엘카 코리아로
옮겨 현재 맥의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로 국내 마케팅, 판매, 홍보, 기획, 교육 등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맥(M.A.C)’은…

맥(M.A.C, Makeup Art Cosmetic)은 1984년 캐나다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이자 사진작가인 프랭크 토스칸과 프랭크 안젤로가 설립했다. 메이크업 전문가들을 위한 제품으로 만들어져 모델, 배우, 사진작가, 공연 예술가들의 입소문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1998년 에스티로더 그룹에 합병된 후 세계적인 메이크업 브랜드로 성장하게 된다. 해마다 세계 4대 컬렉션의 백 스테이지 메이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다음 시즌 유행할 메이크업 트렌드를 제시한다.

여러 분야 예술가들과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협업 작업도 유명하다. 국내에는 1999년 정식 수입돼 현재 전국 58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골든걸 커리어 멘토’ 두 번째 멘토링에 참여하니…



복혜진(경북대 소프트웨어학과 4년)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소중한 현장 이야기와 조언들이 제게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뷰티 마케팅에 관심이 많은 제가 앞으로 어떻게 꿈을 이뤄갈 것인지 구체적이고 뚜렷하게 볼 수 있는 힘을 얻었습니다.

무엇이든 할까 말까 고민만 하지 말고, 일단 시작해서 나만의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이번 멘토링도 저의 ‘점들을 연결하는 것’이 되어 더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박도현(이화여대 동양화과 4년)


이번 멘토링을 통해 제가 가지고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고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진 것들을 연결한 저만의 스토리를 생각해보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취업에 대한 불확실함과 불안감에서 조금 벗어난 느낌이 들었습니다.

꿈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김지수(삼육대 영어통번역학과 3년)

이번 멘토링 클래스는 뷰티 마케터를 꿈꾸는 제게 롤 모델을 만난 것 같은 설렘을 주었습니다. 마케터는 브랜드에 대한 애정과 열정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영감을 얻는 연습과 구성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함께 이루어져야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배움을 즐기며,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겠습니다.



글/ 김경화 커리어 칼럼니스트, 비즈니스라이프 코치
사진/방문수(생활 포토그래퍼)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