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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류계 일 하고 있다” 명문대 여학생 고백에 누리꾼들 ‘갑론을박’

입력 | 2016-06-13 17:33:00

사진=서울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인 여학생으로 추측되는 익명의 제보자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화류계 일에 종사하고 있다”고 고백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한 익명의 제보자가 “작년부터 화류계 일에 종사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페이지는 재학생의 제보를 익명으로 전달해주는 공간이지만, 해당 글이 실제 재학생의 글인지는 알 수 없다. 제보는 학생의 페이스북 상 학력 정보를 토대로 받기 때문.

글쓴이는 “손님 옆에서 분위기 맞춰주고, 술 따라주고, 가끔 진상 만나면 눈치봐가며 적당히 스킨십 밀어내고…그러다보면 피곤하고 고생스러워도 돈이 생긴다. 최저시급 알바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하루 만에 한 달 과외비에 해당되는 돈을 버는 날이면 기분이 묘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일을 하다보면 다양한 손님들 만난다. 착하고 매너 있는 손님, 재미있는 손님, 술을 먹이는 손님, 자꾸 터치하려는 손님, 그리고 번호를 달라는 손님”이라며 “번호를 달라는 이유는 다양한데, 대부분 아가씨와의 2차를 원하거나, 그냥 쉬워 보이니까 집적거리는 부류, 스폰 제의 등으로 크게 갈린다”고 전했다.

“화류계 일을 시작하며 연애를 포기했다”던 그는 가게에 손님으로 온 남성과 교제를 하게 됐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널 믿지 못하고, 다른 손님들처럼 그저 쉬운 여자 한 번 어떻게 해보려는 부류로 취급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시험기간이 끝나면 다시 열심히 돈을 벌러 나갈 것이다. 이해한다고 해도, 너도 많이 힘들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런 나를 감싸 안아줘서 고맙다”고 해당 남성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글이 올라온 후, 재학생들과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댓글을 통해 갑론을박을 이어갔다.

제보자 여성에 대해서는 “‘열심히 돈을 번다’는 숭고한 행위는 그런 일을 하면서 쓸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 “화류계 일이라고 하는데 ‘성매매’ 아닌가, 자기합리화와 감성팔이를 하고 있다” “사치를 위해 화류계 일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반면 어떤 이들은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것이다. 화류계에 종사하게 된 글쓴이보다 그렇게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의 사회가 더 문제”라고 꼬집었다. “제보자가 왜 욕을 들어야 하나, 여성이 자신을 팔아 돈을 벌 수 있는 사회가 된 건, 그만큼 여성의 성상품화 및 멸시, 여성을 단순히 섹스 대상으로 보는 구조가 아주 오래전부터 여전히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이고 이러한 사회의 전반적인 개편이 필요한 것”이라는 반론도 보인다.

또 “글쓴이가 상처입지 않길 바란다”며 “당신이 아닌 이상 당신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자신의 선택에 책임감을 느끼고 감내하며 힘든 세상 아름답게 살길 바란다”고 글쓴이를 응원하는 이도 있었다.

몇몇 매체에서 기사화되는 등 논란이 커지자 글쓴이는 12일 몇몇 비난에 대해 반박하는 댓글을 남겼다. 그는 ‘사치를 위해 돈을 버는 것’이라는 지적에 “명품은 고사하고 살면서 브랜드 있는 옷이나 신발, 가방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다”며 “등록금, 자취하느라 드는 월세와 관리비도, 생활비, 그리고 집으로 보태는 돈까지 다 제가 번다.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제 일은 정확히 말하면 성매매가 아니라 술 따라주고 분위기 맞춰주는 접대일 뿐이다. 손님이 제 몸 함부로 만져도 가만히 있지 않으며 돈 준다고 해서 모든 요구 다 해주지 않는다”며 화류계 여성을 ‘사치와 돈에 눈멀어 몸 파는 방탕한 여자’라고 낙인찍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다른 건전한 알바와 과외를 할 수 있지 않았느냐’ 라는 분들, 시험기간에 마음대로 조정이 되면서도 시급이 센 알바자리 좀 추천해 주시겠느냐”며 글을 맺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해당 게시물에는 계속해서 댓글이 달리며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