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全大’ 당권경쟁 본격화
[새누리당]친박 이주영-이정현-홍문종 적극적 비박계 당권주자로는 정병국 거론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지도체제 개편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현행대로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해 최다 득표자가 당 대표를 맡는 체제가 아니라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분리할 가능성이 크다.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이렇게 되면 당권 주자들의 셈법은 복잡해진다. 당 대표 경선에서 떨어지면 지도부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당권 도전에 가장 적극적인 인사는 이주영 의원이다. 이 의원 측에선 이미 경선 캠프를 가동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이 의원 측은 “친박(친박근혜)계이면서도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이 의원이 총선 참패 이후 당을 수습할 적임자”라고 강조한다.
다만 당 안팎의 여론을 신중히 살필 것으로 보인다. 대표 경선에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30% 반영된다. 또 친박계의 표가 얼마나 응집할지도 변수다. 당권 주자로 꼽히는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13일 라디오에서 ‘친박계 2선 후퇴론’과 관련해 “거론되는 사람들은 억울할 수 있지만 국민 여론이 있기 때문에 지목된 사람들은 예의주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친박계가 당권을 두고 분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남 순천에서 3선 고지에 오른 친박계 이정현 의원도 ‘호남 대표론’을 앞세워 당권 도전에 적극적이다. 이 의원은 “호남 대표만큼 상징적인 변화가 또 있느냐”고 강조한다. 비박(비박근혜)계에선 정병국 의원이 당권 주자로 거론된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자칫 새누리당이 참패한다면 지도부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당권 도전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비대위는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의원과 낙천자들의 복당 문제를 이번 주에 논의할 예정이다. 이 문제를 차기 지도부에 넘기기로 결정한다면 이번 당 대표 경선의 최대 이슈가 될 수도 있다. 복당 문제는 총선 참패 책임론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한편 비대위는 13일 당 윤리위원회 위원장과 위원 중 3분의 2 이상을 외부 인사에게 맡기기로 했다. 지상욱 비대위 대변인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내려놓는다는 의미에서 영장실질심사에 응하지 않는 의원은 징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5선)과 송영길 의원(4선)이 당 대표 경선을 가장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4·13총선 전부터 “당선되면 당 대표 경선에 도전하겠다”고 공언했던 송 의원은 출마 선언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그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준비위원회에서 지도 체제 결정이 돼 (전대) 일정 공고가 나면 거기에 맞춰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총선 직후부터 전국을 돌며 사실상 선거 운동에 돌입한 상태다.
추 의원은 가장 먼저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추 의원은 전날 광주에서 “대선 승리를 이끌 준비된 정당을 만들어 ‘새로운 10년’을 열겠다”고 했다. 당 대표와 대선 후보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김부겸 의원(4선)은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는 이날 “조금 더 주변과 상의한 뒤 이달 중에 (전대 출마 관련)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김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설 경우 전대 구도가 요동 칠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 출신 이종걸(5선), 박영선 의원(4선) 등도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다만 박 의원은 김부겸 의원이 출마할 경우 전대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대 출마) 문제와 관련해 계속 김 의원과 의견 교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13년 전대에서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득표율 1위로 최고위원에 입성했던 신경민 의원(재선)도 출마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관건은 거론되는 후보군 중 친문(친문재인) 진영이 없다는 점이다. 송 의원은 86그룹에 속하고, 추 의원은 지난해 ‘문재인 당 대표’ 체제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을 지냈지만 계파색은 약하다. 나머지 후보들도 비주류에 가깝다는 평가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