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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업체 동료 “늘 사람 죽이는 얘기만 해”

입력 | 2016-06-14 03:00:00

[美 사상 최악 총기테러]테러범 오마르 마틴은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게이클럽 총기 테러범인 아프가니스탄 이민 2세 오마르 마틴(왼쪽 사진)과 그의 아버지 세디크 마틴. 사진 출처 마이스페이스·페이스북

미국 올랜도 게이클럽 총기 테러범인 아프가니스탄 이민 2세 오마르 마틴(30)은 경호업체 직원으로 한때 경찰이 되기를 원했다.

12일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986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마틴은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플로리다 주로 이주했으며 2006년 형법 전공으로 전문대를 졸업했다. 경호원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이후 청소년기관의 경비 업무를 맡다가 2007년 10월부터 세계 최대 사설 경호업체 중 하나인 G4S의 무장경호원으로 일해 왔다. 그가 총기사용 허가증을 얻은 배경이다.

주변 사람들은 그의 정신 상태가 불안했다고 증언했다. 2011년 그와 이혼한 전처 시토라 유시피 씨는 WP 인터뷰에서 그가 결혼 직후 폭력적으로 돌변했고 불안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이민 온 유시피 씨는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알게 된 마틴과 2009년 3월 결혼했지만 4개월여 만에 사실상 별거 상태에 들어갔다. 유시피 씨는 “그는 툭하면 화를 냈고 빨래가 빨리 안 됐다는 이유만으로도 때렸다”고 전했다. 마틴은 이혼 뒤 누르 자히 살만으로 알려진 여성과의 사이에 세 살짜리 아들을 뒀으나 최근 이 여성과도 결별한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보도했다.

마틴의 전 직장 동료 대니얼 길로이 씨 역시 “마틴이 늘 사람 죽이는 얘기만 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놀랍지도 않았다”며 “마틴이 자신에게 하루에 문자메시지를 20∼30개씩 보낸 적도 있었다”고 NYT에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마틴이 ‘이슬람국가(IS)’와 연관돼 있다는 증언은 나오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마틴의 친구는 WP 인터뷰에서 “마틴은 이혼 후 종교 활동에 심취하기 시작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로 성지 순례까지 다녀왔다”면서도 “몇 주 전에도 그를 만났지만 IS에 동조한다거나 테러를 계획한다는 말은 전혀 못 들었다”고 했다.

마틴의 아버지인 세디크 마틴 씨는 테러 발생 직후 NBC방송 인터뷰에서 아들의 범행을 사과하면서 “아들이 몇 달 전 마이애미 도심에서 남자 2명이 키스하는 것을 보고 격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버지 마틴 씨는 아프간 정부와 15년째 내전을 벌이는 탈레반을 지지해온 인터넷 TV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총기 테러 몇 시간 전에 올린 동영상에선 군복 차림으로 아프간 대통령 행세를 하며 아프간 유력 정치인들의 체포를 명령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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