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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검찰, 롯데케미칼 허수영 대표이사 집무실 압수수색

입력 | 2016-06-14 10:01:00


롯데케미칼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서울 관악구 롯데케미칼 본사 11층 허수영 대표이사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와 특별수사4부(부장 조재빈)는 허수영 대표이사 등 전현직 고위임원 여럿을 출국금지하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허 대표이사와 함께 전략경영팀 등도 압수수색 중이다. 검찰은 롯데케미칼이 원료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계열사를 끼워 넣어 거래 가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자금을 빼돌린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이다. 비리 의혹에 휩싸인 롯데케미칼은 검찰 수사로 인해 13일 미국 화학업체 액시올(Axiall Corporation)사 인수를 포기했다.

지난해 11조7133억 원의 매출액을 올린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의 중요 계열사 중 한 곳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삼성SDI 케미칼 부문, 삼성종합화학, 삼성BP화학 등 삼성화학계열사를 인수해 화제가 됐다. 최근 신동빈 회장은 롯데케미칼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 12개월 동안 롯데케미칼은 총 8조4000억 원의 투자를 단행했으며 최근에도 연매출 4조 원대의 미국 화학업체 액시올(Axiall)사를 인수하려했으나 검찰 강제수사가 시작되면서 포기했다. 소비재, 유통, 관광 등을 주로 하는 다른 롯데그룹사와 달리 기간산업으로서 국가기여도가 있는 롯데케미칼에 신 회장은 큰 애착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는 10일 롯데그룹에 대한 대대적 압수수색에 이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검찰은 지분 가치를 저가 평가해 상장을 앞둔 호텔롯데에 부(富)를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제주호텔리조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롯데그룹이 리조트의 땅값을 도로에 맞닿은 부분이 없는 맹지(盲地) 기준으로 산정하는 등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합병해 호텔롯데에 부(富)를 몰아준 여러 증거를 확보했다. 호텔롯데는 2013년 8월 롯데제주리조트와 롯데부여리조트를 흡수 합병했다. 합병으로 호텔롯데는 주당 11만4731원에 36만9852주의 신주(424억여 원)를 발행해 자사를 뺀 계열사 6곳에 28만3050주(324억여 원 상당)를 교부했다.

검찰은 롯데그룹 정책본부에서 압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 일가의 배임 및 횡령에 롯데케미칼과 롯데건설이 포함된 단서를 확보하고 수사에 나섰다. 특히 검찰 수사는 ‘제2롯데월드’의 인허가 과정을 살피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말이 나온다. 검찰은 그룹 정책본부에서 압수한 자료를 광범위하게 살펴본 결과 롯데케미칼과 롯데건설의 비리 정황을 더욱 구체화해 이날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배석준 기자eulius@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