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아일보 DB
‘그림 대작(代作)’ 의혹을 받은 가수 겸 화가 조영남 씨(71)가 사기 혐의로 14일 불구속 기소된 가운데, 국내 미술인단체들이 조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한국미술협회와 한국전업미술가협회 등 11개 미술단체는 이날 조영남 씨 대작 의혹 사건과 관련한 성명을 발표하고 조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춘천지방검찰청 속초지청에 고소했다.
앞서 이날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조 씨와 그의 소속사 대표이자 매니저인 장모 씨(45)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씨는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1월 중순까지 송모 씨(61) 등 대작 화가에게 점당 10만 원에 주문한 그림에 경미한 덧칠 작업을 거친 뒤 호당 30만∼50만 원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성명에서 “조 씨는 자신의 창작 사기를 면피할 목적으로 대작이 미술계 관행이라고 호도해 대한민국 전체 미술인들의 명예를 더럽히고 사기꾼 누명을 씌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만약 대작이 관행으로 존재한다면 조영남 씨는 그 작품이나 화가 명단을 증거로 제시하라”며 “그 어떤 경우에도 남이 그린 그림에 자신이 이름을 쓰고 작품을 팔았다면 이는 명백한 창작 사기”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작이 관행이라는 조 씨의 주장에 명예회복을 하지 못 한다면 국내는 물론 세계 미술시장에서도 한국미술의 가치가 뿌리째 흔들릴 것”이라며 “한국의 화가들은 사기꾼 가짜로 오인 받아 국제시장에 떳떳이 진출하지 못하는 수치스러운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모든 미술인들은 긴 세월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세상을 속인 파렴치한 조영남의 건방지고 오만한 작태에 분노하며 조영남 사기행각이 엄중한 법의 심판이 내려질 때까지 모든 조치를 강구하여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화평론가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13일 미술인단체들의 조영남 고소 방침에 대해 “헬조선 화가들의 지적 수준”이라며 “코미디야 코미디…저거야말로 국제적으로 한국 미술계의 수준을 드러낸 창피한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들은 대부분 아래에 조수를 두고 있다. 그림이 팔리기 시작하면 바로 조수를 두고, 실행의 일부, 혹은 대부분, 혹은 전부를 조수들에게 맡긴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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