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구간 3곳 중 1곳 재협상… 투자비 보전 방식으로 바꿔
광주시가 ‘혈세 먹는 하마’로 불리던 광주 제2순환도로 민자(民資) 구간 3곳 중 1곳의 재정 지원 방식에 대해 재협상을 벌여 1300억 원의 예산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광주시는 제2순환도로 두암 나들목∼지원 나들목(5.67km) 1구간의 민간 사업자 맥쿼리와 재정 지원 방식을 재협상했다고 14일 밝혔다. 제2순환도로는 광주 광산구 산월 분기점에서 북구 문흥 분기점까지 37.66km를 관통하는 교통 물류 동맥이다. 1997년부터 10년에 걸친 공사로 완공됐으며 전체 구간 중 37%(13.78km)는 민간 회사가 건설했다. 민간 회사가 건설한 구간은 재협상이 이뤄진 1구간과 3-1구간 효덕 나들목∼풍암 나들목(3.53km), 4구간 서창 나들목∼신창 나들목(4.58km)이다.
광주시는 그동안 1구간에 최소운영수입 보장 방식을 적용해 하루 추정통행량의 85%를 지원해 왔다. 지난해 일평균 차량 10만3000대가 1구간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4만6000대밖에 다니지 않았다. 광주시는 하루 평균 6000만 원씩, 연간 218억 원을 지원했다.
맥쿼리는 올 9월 소태영업소에 하이패스를 설치하고 2018년 지산 나들목을 신설하는 등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데 1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10월경 맥쿼리와 재협상 타결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재협상 방안은 지난해 10월 윤장현 시장의 지시로 꾸려진 협상팀이 2개월간 협의를 거쳐 마련됐다.
광주시는 1구간 통행량이 예상보다 크게 적어 재정부담이 날로 커지자 2011년 맥쿼리에 자본구조 원상회복 감독명령을 내린 뒤 소송을 진행했다. 그러나 광주시는 대법원에 계류 중인 재판에서 승소하더라도 시간이 많이 걸려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재협상을 추진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1구간 재협상은 나머지 민간 구간 두 곳의 재정 지원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