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로 검찰수사 전방위 확대
롯데그룹에 드리운 암운이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검찰이 지난 10일 그룹과 총수 일가를 압수수색한 데에 이어 14일에는 주요 계열사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벌였다. 계열사 간 자산 거래 과정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한 데 따른 것이다. 검찰 수사가 계열사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롯데는 또 다시 큰 충격에 빠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와 첨단범죄수사1부는 14일 롯데건설과 롯데케미칼 등 계열사 10여 곳을 포함해 총 15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대상엔 코리아세븐과 롯데닷컴, 롯데정보통신, 롯데칠성, 롯데제과, 롯데알미늄, 롯데상사 등과 함께 주요 임원들의 자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00여명을 동원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 장부 등을 확보했다.
롯데그룹과 계열사는 검찰의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경영현안을 전혀 챙기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그룹의 핵심 현안인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 추진이 무산됐다. 호텔롯데는 13일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올해 말 완공 예정인 롯데월드타워에도 먹구름이 꼈다. 롯데월드타워의 시행사인 롯데물산의 노병용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과 관련해 구속된 데다 롯데건설도 비자금 조성 혐의와 관련해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탓이다. 롯데건설은 롯데월드타워의 시공사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정치권 등에서 이명박 정부의 인허가 로비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수사범위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이밖에도 롯데홈쇼핑의 방송정지와 함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사업권 재확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롯데그룹 관련 주가도 검찰 수사 탓에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