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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 사진제공|콘텐츠케이
내 편이 단 한 명만 있어도 세상은 살아갈 만 하다.
16일 개봉하는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감독 권종관·제작 콘텐츠케이)는 갑과 을로 나뉘는 냉정한 세상에서 강자를 향한 약자의 통쾌한 한판승을 그린다. 그로부터 전해지는 전복의 쾌감도 상당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영화의 외형일 뿐이다. 사실 영화는 험난하고 바쁜 세상에서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고, 한 번쯤 따뜻하게 포옹도 해보라고 권하는 이야기다.
● STRENGTH(강점)…빈틈없는 스토리
● WEAKNESS(약점)… 베테랑 기시감
돈도 ‘빽’도 없는 약자가 돈과 권력을 쥔 강자와 맞붙어 대결하고 악착같이 승리를 거머쥐는 이야기는 한국영화의 인기 소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1300만 관객이 본 ‘베테랑’의 성공, 이후 ‘내부자들’과 올해 ‘검사외전’으로 이어진 흥행의 주요 배경이다. ‘특별수사’도 같은 길을 걷는다.
물론 ‘특별수사’ 제작진은 ‘베테랑’과의 차이를 강조하지만 ‘갑을 향한 을의 승리’는 이제 익숙함을 넘어 자칫 진부한 소재로 넘어가는 분위기. 다만 ‘특별수사’의 만듦새가 탄탄하다는 점에서 쉽게 기대를 저버릴 수 없다.
● OPPORTUNITY(기회)…캐릭터 향연
● THREAT(위협)…‘굳히기’ 관건
개봉 첫 주에 거두는 성적이 여느 영화보다 중요하다. 경쟁작의 전방위 공격에 둘러싸여 있는 탓이다. ‘특별수사’가 합류하는 6월 중후반 극장가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다.
앞서 개봉해 흥행하고 있는 ‘아가씨’와 ‘정글북’의 인기에 맞서야하고, 23일에는 블록버스터 ‘인디펜던스데이:리써전스’와 손예진과 김주혁의 ‘비밀은 없다’의 개봉으로 또 다른 대결을 벌여야 한다. ‘특별수사’의 경쟁력은 관객의 답답함을 뻥 뚫는 ‘사이다’ 효과에 있다. 부조리한 ‘갑’의 왕국이 무너지는 과정은 그 자체로 시원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