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선 시동거는 주자들]<5> 남경필 경기도지사
노후 상수도관 점검 남경필 경기지사(왼쪽)가 14일 오후 노후주택의 녹슨 상수도관 개량 사업이 진행 중인 경기 부천시 아주아파트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4·13총선에서 참패한 뒤 여권에서 차기 대선주자로서 남 지사의 주가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남 지사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접촉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경기도 제공
남 지사는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인 투 식스’(오전 9시∼오후 6시)만 일하고 매일 저녁 대한민국의 미래를 변화시킬 혁신가를 만나 얘기를 듣는다”고 말했다. 직접 대화를 나눠보고 비전이 공유되면 “함께 일해보자”고 제안한다는 것이다. 대선을 염두에 둔 인재 확보 아니냐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선 “사람이 일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기준인 경기도를 리빌딩(재건)하면 대한민국을 리빌딩할 수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렇게 남 지사와 함께하는 대표적 인물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경기도 온라인 공개강좌사업(G-MOOC) 추진단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경기도스타트업캠퍼스 초대 총장), 이영조 경희대 교수(경기연구원 이사) 등이다. 자문기구인 ‘경기도 혁신위원회’에 참여한 사회, 문화, 과학계 등의 국내외 인사까지 포함하면 남 지사의 인재풀은 만만찮다.
남 지사도 총선 직후 갑작스럽게 대선 주자로 거론된 것을 부담스러워 했다고 했다. 10여 년간 교분을 나눈 한 원로가 “상황이 그렇게 만든 것이니 받아들이라”고 조언했지만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하며 걱정했다는 것이다. 남 지사는 대통령을 ‘맨발로 작두날 위를 걷는 사람’이라고 비유했다. 그만큼의 결기와 각오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자신에 대해선 “작두까지는 아니더라도 외줄 위는 걸었다. 국회의원, 도지사까지 20년간 그렇게 살았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경기도를 무대로 다양한 콘텐츠와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연정’을, 경제적으로 ‘공유적 시장경제’를 내세워 집권 구상을 실험 중이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연정은 정치권의 시대적 과제가 된 ‘협치(協治)’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전반기에는 행정1·2부지사, 사회통합부지사(정무) 등 총 3명의 부지사 중 사회통합부지사를 더불어민주당 몫으로 배정했다. 후반기에는 무보수 명예직으로 ‘지방장관’을 신설해 야당 인사가 도정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후반기에는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남 지사는 “정치권의 모든 화두는 ‘좋은 일자리’로 귀결돼야 한다”며 “정치개혁도 공정사회도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 행복이고, 이를 위해서는 좋은 일자리가 해법”이라고 말했다. 경기지역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과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지원할 ‘경기도주식회사’(가칭)나 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육성 기관인 경기도스타트업캠퍼스, 경기도일자리재단 등이 이를 위한 ‘수단’이다.
새누리당의 현 상황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남 지사는 “국민께서 ‘이대로 가면 정권 재창출은 어림도 없다’고 한 건데 혁신비상대책위원회도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당대회를 참패의 원인과 해결책을 내놓는 혁신의 출발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개혁보수로서 정계 개편의 한 축이 될 가능성에는 “‘깨진 바가지’(새누리당)에는 더 담을 수도 없으니 뛰쳐나가려는 관성이 작용한다는 게 일반론”이라며 선을 그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