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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과 손잡고 만든 ‘롯데 역사(驛舍)’ 보험업 인수에 동원… 1100억 손실

입력 | 2016-06-15 03:00:00

[롯데 2차 압수수색]




롯데그룹이 보험업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코레일과 합작해 만든 롯데역사의 이익금 1400여억 원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순환출자를 하며 무리하게 진행된 이 과정에서 롯데역사는 공공자금 성격도 함께 띤 이 돈에 대해 11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그룹은 1986년 철도청(현 코레일)과 손잡고 국내 최초로 ‘롯데역사’를 세워 민자역사개발사업을 시작했다. 서울 영등포역과 대구역의 민자역사가 롯데역사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롯데역사 지분의 31%가량을 코레일과 코레일유통이 소유하고 있다.

롯데역사는 처음부터 공공자금이 막대하게 투입돼 세워진 기업이지만 롯데그룹은 이 회사도 문어발식 그룹 확장에 동원했다. 2008년 보험업 진출을 노리던 롯데그룹은 대한시멘트(현 대주그룹)가 소유한 대한화재를 인수하기 위해 무리하게 계열사들을 동원했다. 당시 동원된 계열사는 롯데쇼핑, 롯데역사 등이다. 이때 롯데역사는 회사자금 1410억 원을 투자해 대한화재 지분 22%를 매입했다. 코레일 측의 지분도 크지만 당시 롯데 측의 결정은 막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대한화재는 롯데손해보험으로 사명을 바꿨고 롯데역사가 사들인 롯데손해보험의 주식 가치는 14일 현재 248억 원 수준으로 떨어져 자금 투자 6년 만에 1162억 원의 회삿돈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또 롯데그룹이 이후 계열사 간 주식 주고받기를 거치면서 롯데역사는 롯데쇼핑→롯데역사→롯데손해보험→롯데쇼핑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에도 엮여 있다. 롯데역사가 10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봤음에도 신격호, 신동빈 회장 일가는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 동안 836억 원의 배당을 받았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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