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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김학송]대포차, 퇴출합시다

입력 | 2016-06-15 03:00:00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

우리나라에는 현재 2만6000대 이상의 대포차가 거리를 질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포차는 자동차의 명의자와 실제 운행자가 다르고 세금, 정기검사, 보험가입 등 자동차 운행·관리상 필요한 법적 의무를 오랜 기간 이행하지 않는 자동차를 말한다.

대포차가 위험한 이유는 범죄 은폐, 추적 회피, 세금 탈루 등의 범죄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포차는 보험 미가입 상태로 음주, 난폭운전, 뺑소니 등을 일삼아 심각한 교통 폭력으로 인한 사회 불안과 신뢰 훼손을 야기해 안전의 위협 요인이기도 하다.

대포차가 어떻게 버젓이 나돌아 다닐 수 있는가. 처벌 수위가 너무 낮고 대포차를 생성하고 유통시키는 관련자만 처벌하는 등 대응이 너무 느슨했던 이유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라 대포차를 뿌리 뽑기 위한 노력이 입체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경찰, 국토교통부, 법무부, 행정자치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참여해서 촘촘한 그물망을 짜고 있다. 고속도로를 유지 관리하는 한국도로공사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지자체는 ‘카 스파이더(Car Spider)’라는 무기를 개발해냈다. 대다수의 지자체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을 연동해 단속된 차량이 대포차량으로 확인될 경우 즉시 경찰에 수배 요청되도록 구축된 이 애플리케이션은 자동차세 미납, 보험 가입 여부, 자동차 원부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고속도로에서는 더욱 치밀하다. 고속도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톨게이트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톨게이트에 들어선 순간 단속됐다고 보면 맞다. 카메라에 촬영된 정보가 가까운 기관으로 즉시 전달되면 경찰이나 단속 공무원이 현장에 출동해 곧바로 단속하는 시스템이다.

음주나 불법 구조변경 차량을 단속할 때에도 대포차를 함께 단속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8월 자동차관리법이 개정 공포돼 경찰도 ‘단순 이전등록 미신청’ 행위에 대해 수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지난해 이맘때부터 관련 기관이 함께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번호판 영치, 공매처분 등 강제 조치에 나선 가운데 가시적인 성과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운행자의 처벌과 차량에 대한 강제 조치가 동시에 가능한 악성 대포차량 5000여 대를 우선 선별해 수배한 결과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그러면 이제, 대포차 근절에 힘을 보탤 마지막 주자가 등장할 차례이다. 바로 국민이다. 이렇게 정부 기관과 지자체, 그리고 교통안전 기관이 모두 나서서 그물망을 짠다 하더라도 빈틈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 빈틈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신고와 제보만이 메울 수 있다.

대포차는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위협하고 국민이 낸 소중한 세금을 갉아먹는 암과 같은 존재다. 이러한 점을 인식한 국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밀물처럼 뒤따라서 대포차가 모두 사라지고 더욱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