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유치원 2년-소학교 5년-초급중학교 3년-고급중학교 3년 학제다. 유치원 후반 1년의 높은반을 포함한 ‘12년제 무상 의무교육’을 자랑한다. 하지만 무상교육은 엘리트 학생 교육을 위해 1984년에 세운 평양제1중학교와 각 도의 제1중학교에만 해당된다. 나머지 학교들은 국가 지원이 없어 학부모들이 내는 돈으로 연명하는 실정이다. 유치원 높은반의 경우 아이들이 먹을 쌀과 식기는 물론 낮잠 잘 때 베는 베개까지 챙겨가야 한다.
▷소학교 학생을 둔 북한 학부모들이 가장 관심 갖는 과목은 수학이다. 돈 안 드는 기숙학교인 제1중 합격에 수학이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제1중 입학시험에서 수학은 다른 과목과 달리 3차까지 치르는데 만점도 다른 과목의 2배인 100점이다. 학부모들은 우수한 수학교사가 있는 소학교 교장에게 뒷돈을 내고 자녀를 들여보내 수학소조(그룹) 활동을 하게 하고, 이것만으로는 모자라 학교 밖에서 과외교사를 찾는다. 학부모 10명이 돈을 모아 집까지 사주면서 과외교사를 모셔온다니 우리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이진 논설위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