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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내년 봄까지 3만명 실직 우려

입력 | 2016-06-16 03:00:00

조선 밀집지역 실업대란 현실로




조선업 밀집 지역의 고용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달 경남 지역의 실업률 상승폭이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구조조정과 관련한 실업 태풍이 거세게 불어닥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자구안을 확정한 조선 3사는 올해 정규직 6000여 명을 감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협력업체들까지 연쇄적으로 고용 인원을 줄이면 이들 지역의 고용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경남 지역 실업률은 3.7%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실업률 상승폭이 1%포인트를 넘은 곳은 경남이 유일했다. 전국 실업률이 지난해 5월 3.8%에서 올해 5월 3.7%로 0.1%포인트 낮아진 것을 감안하면 경남 지역의 실업률 상승폭은 이례적인 것이다. 경남의 실업률은 2012∼2013년만 해도 1.5~2.4%로 전국 평균 실업률보다 1%포인트 이상 낮았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줄곧 실업률이 3%대를 보이고 있다.

경남 지역에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상 거제), 성동조선해양(통영) 등 조선사들이 몰려 있다. 또한 전북 군산과 울산에는 세계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이 있다. 경남뿐 아니라 전북과 울산도 5월 실업률이 전년 동월 대비 각각 0.6%포인트, 0.1%포인트 상승했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경남 지역은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5월 제조업 부문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2만6000명이나 줄었고, 전북도 다소(4000명) 감소했다”며 “울산은 자동차 정유 등 다른 산업이 있어 취업자 수 변동폭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하반기(7∼12월) 고용 전망이 더 어둡다는 점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 3사는 앞으로 2년 반 동안 인력을 30% 이상 감축하겠다는 자구계획안을 최근 발표했다.

대형 조선 3사의 자구안에 따르면 올해 이들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정규직 근로자 6000여 명이 일터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조선사에 의존하는 협력업체와 지역 상권을 감안하면 최악의 경우 수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조선업체 사업장이 밀집한 거제시에서는 내년 3월까지 최대 3만 명의 실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우려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은 20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6월 중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업에 대한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여부를 심사하는 민관합동조사단은 이날 현장실사에 들어갔다. 정부는 조사단의 보고서를 토대로 이달 말 지정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다.

민관합동조사단은 이날 거제시청 대회의실에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 등 정부 관계자 5명과 류장수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 등 민간전문가 8명,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 3명 등 총 16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16일 울산과 20일 전남 영암에서도 현장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조사단은 현장실사 결과와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DB) 등 관련 통계를 토대로 지원 대상과 범위 등의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하게 된다. 고용부는 이 보고서를 중심으로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친 다음, 이달 말 이기권 장관이 주재하는 고용정책심의회를 열어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여부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세종=박민우 minwoo@donga.com / 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