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지사 이어 또 불명예 퇴진… 2020년 도쿄올림픽 준비 먹구름
마스조에 지사는 이날 오전 ‘6월 21일자’로 표기된 사직원을 가와이 시게오(川井重勇) 도쿄도의회 의장에게 냈다. 이날 새벽 여야를 망라한 도쿄도의회 소속 7개 당은 마스조에 지사 공동 불신임안을 제출했고, 오후에 바로 의회를 열어 가결시킬 참이었다.
마스조에 지사는 14일 오후까지만 해도 사퇴 압박에 완강히 버티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만 유예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하지만 밤사이 당은 달라도 우호적이었던 자민당마저 등을 돌리자 의회가 열리기 전 사직서를 제출하는 길을 선택했다.
마스조에 지사는 3월부터 호화 해외출장, 정치자금 부적절 사용 및 공사 혼동 문제가 불거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가족여행 숙박비를 회의비로 처리하는가 하면 관용차로 주말마다 온천지 별장을 오갔으며 사적인 외식비를 공금으로 결제한 사실이 드러났다.
스캔들이 터진 뒤 대응 과정에서 더 큰 문제가 벌어졌다.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버텨 불신을 산 것이다. 일본 언론은 변호사를 고용해 자신의 의혹을 조사하게 한 뒤 “일부 부적절한 지출이 있었으나 불법은 아니다”라는 결론을 발표한 6일 기자회견으로 여론이 완전히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이 문제에 소극적이던 자민당도 다음 달 10일 참의원 선거에 끼칠 영향이 우려되자 ‘마스조에 버리기’에 나섰다.
도쿄도지사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2020년 도쿄 올림픽 준비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8월 5일 개막식, 21일 폐막식이 예정된 리우 올림픽에 차기 개최지인 도쿄의 도지사가 제대로 참석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임기 4년인 도쿄도지사의 차차기 선거가 2020년 도쿄 올림픽 시기와 겹친다는 문제도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