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물단지였던 고척스카이돔이 국민 놀이터로 거듭나고 있다. 지하1층의 아케이드(왼쪽 사진)에는 식당, 커피숍 등 편의시설이 대부분 입점했다. 전광판(오른쪽 사진)의 가독성을 높이고, 10일부터 에어컨을 가동하니 야구 관람 환경도 한층 쾌적해졌다. 고척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효자가 된 고척돔
개장 초 좁은 좌석·보기힘든 전광판 개보수
지하 1층엔 식당·커피숍 등 부대시설 가득
여름에도 25도 유지…팬들 “피서 온 느낌”
벌써 작년 목동구장 총 관중수 65%나 입장
국내 최초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 대해 애초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서울시가 총 사업비 1948억원을 들여 지난해 9월15일 완공했는데, 당시 평가는 ‘문제투성이 애물단지’였다. 그러나 9개월이 흐른 지금은 돔구장의 장점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문제점으로 지적된 비싼 사용료를 상쇄할만한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쓰는 넥센이 가장 걱정한 부분은 비싼 대관료다. 돔구장 특성상 냉·난방과 환기가 필요해 전기료가 인상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실제로 고척돔의 전기료는 4월 3222만150원(11경기·평균 230만1439원), 5월 4114만1010원(13경기·평균 257만1313원)이었다. 하절기 냉방기간인 5∼9월에는 전기식 냉방시스템(EHP)을 사용해 전기료가 20% 증가한다. 에어컨을 가동해야 하는 6∼8월에는 전기사용요금 평균단가가 112원으로 3∼5월(82원)에 비해 1.37배 오르는 데다 에어컨 가동 빈도가 높아져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서울시는 성수기인 6∼8월 전기료를 경기당 평균 569만원으로 추정한다.
10일 kt-넥센전부터는 에어컨이 가동됐다. 이는 훌륭한 팬 서비스가 될 수 있다. 넥센 관계자는 “경기장 내 온도를 섭씨 25도로 맞추도록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다”고 했다. 섭씨 25도면 한여름 뙤약볕 속에서 야구하는 나머지 구장들과 비교하면 시원한 온도다. 경기장을 찾은 한 팬은 “피서지에 온 느낌”이라고 했다. 궂은 날씨에도 쾌적한 환경에서 야구를 관람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다.
넥센에 가장 중요한 건 입장수익이다. 넥센 마케팅팀 관계자는 “지금까지 입장수익은 만족스러운 수준”이라고 했다. 15일까지 32경기에 총 32만9561명의 관중(평균 1만298명)이 입장했다. 목동구장에서 치러진 지난해는 51만802명(72경기·평균 7094명), 2014년에는 44만2941명(64경기·평균 6921명)이었다. 올해 벌써 지난해의 64.52%에 해당하는 관중이 입장한 셈이다. 다른 구장 경기가 우천취소되면 관중이 유입되는 효과가 더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인 조명도 개선했다. 고척돔에서 경기진행 시 투광등의 사용 단계는 ‘준HDTV’다. 내야의 평균조도는 3000lx(룩스), 외야는 2000lx 이상이다. 내야와 외야 8개 위치의 밝기가 다르다(내야 마운드 3060lx·홈플레이트 3170lx·1루 2960lx·2루 2820lx·3루 2700lx, 외야 좌익수 2440lx·중견수 2370lx·우익수 2700lx). 김명진 운영팀장은 “과소비를 줄이는 차원에서 조명 밝기 단계를 하나 더 늘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