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멸종위기 야생동물 50종 초상화 그린 김남성씨, 책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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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그린 멸종위기동물 그림으로 도감 ‘멸종위기 동물 그래픽 아카이브’ 1권을 펴낸 김남성 성실화랑 대표가 14일 서울 마포구 동교로 성실화랑에서 책을 소개하고 있다. 김 대표 주위에 있는 그림들은 그가 직접 그린 멸종위기동물들이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김남성 성실화랑 대표(37)는 이름부터 생소한 맨드릴(긴꼬리원숭잇과)부터 남극의 신사 황제펭귄까지 5년간 50종의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그렸다. ‘홍대 앞 동물그림 그리는 화가’로 알려진 그가 펴낸 ‘멸종위기동물 그래픽 아카이브’란 책이 16일 처음 선을 보였다.
김 대표가 지금까지 그린 모든 동물은 무표정하게 정면을 바라본다. 감정을 넣어 의인화한 캐릭터와는 달리, 있는 그대로의 동물 모습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의미다. 그림에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부여한 ‘레드리스트’ 등급을 적었다. 레드리스트는 자이언트 판다가 ‘멸종위기(EN)’, 샴악어가 ‘심각한 위기(CR)’로 구분하는 등 동물의 서식 상황을 9단계로 나눈 것이다.
그의 궁극적 목표는 ‘멸종위기동물 도감을 만드는 것’이다. 책에 식성과 서식지, 분포지역, 평균수명과 같은 동물의 정보도 직접 조사해 기록한 이유다. “지난 5년간 레서판다의 레드리스트 등급이 취약(VU)에서 멸종위기(EN)로 악화되는 등 변화도 많았다”고 김 대표는 회상했다. 그는 생생한 동물 이야기를 담기 위해 카메라와 수첩을 들고 서울대공원 동물원을 찾아 멸종위기동물을 돌보는 사육사의 목소리도 취재했다. 그는 “사막여우를 돌보는 추윤정 사육사는 ‘귀여운 외모 때문에 몰래 중동의 사막여우를 들여와 키우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운반 과정에서 목숨을 잃는 개체도 증가했다’며 안타까워했다”고 말했다.
책은 이날부터 인터넷 크라우드펀딩으로 주문받은 만큼만 판매하고 있다. 자연보호를 위해 주문한 양만 만드는 친환경 제작이다. 때맞춰 15일에 태어난 김 대표의 첫아이(아들)에게 주는 ‘아버지의 첫 선물’이기도 하다.
“동물그림 그리는 아빠를 보며 아이가 더 넓은 시각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야생동물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걸 일찍부터 알게 된다면 자연스레 동물보호에 관심을 갖지 않을까요. 이제 50종을 담았으니 다음, 그 다음 계속 50종을 그릴 겁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