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아직 멀었다” 소리 듣던 朴, 벨라루스전 13점-14R 승리 이끌어… 올림픽 최종예선 리바운드 1위

“어디 막아봐” ‘한국 여자농구의 미래’ 박지수(앞)가 15일 프랑스 낭트에서 열린 올림픽 최종예선 벨라루스와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를 뚫고 골밑 슛을 시도하고 있다. 박지수는 이날 13득점, 14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지난해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 위성우 감독(45·우리은행)이 박지수(18·분당경영고)를 보며 한 말이다.
박지수는 당시 조별리그 1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1군 대표팀에 데뷔했다. 큰 키(195cm)에 농구 센스까지 갖춰 청소년 무대는 이미 평정했을 때였다. 하지만 3쿼터 중반 코트를 밟은 박지수는 자신이 맡은 일본 센터 도카시키 라무(192cm)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도카시키의 움직임에 속아 골을 쉽게 내줬다. 3분 14초를 뛰면서 얻은 기록은 리바운드 1개가 전부였다. 박지수는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절감했다. 아시아 정상급 선수들은 나와 레벨이 달랐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지수는 전날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도 16개의 리바운드를 건져냈다. 12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박지수는 경기당 평균 15개의 리바운드로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2위인 터키의 라라 샌더스(30·191cm)보다도 3개가 많다.
위 감독은 이날 승리 뒤 “지수는 스펀지 같은 아이다. 짧은 시간에 놀랄 정도로 좋아졌다. 하고 싶은 걸 원 없이 해보라고 했더니 득점까지 잘해 줬다. 한국 여자농구의 미래”라고 말했다.
올림픽 최종예선 8강에 오른 한국은 17일 세계 3위 스페인과 4강 진출을 다툰다. 이기면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하고 지면 8강전에서 패한 다른 3개국과 마지막 남은 한 장의 티켓(5위)을 놓고 싸워야 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