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희 논설위원
중국 바다엔 물고기 씨가 말랐다
이번에 나포한 배에 있던 중국 선원들에 따르면 이들은 4월 초 랴오닝 성 둥강에서 출항해 NLL을 따라 한강 하구에 들어왔다. 조잡하기 짝이 없는 낡은 목선에서 선원들은 어떻게 두 달간 한 번도 귀항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으며 잡은 생선들은 어떻게 처리했을까. 공해상에 대기하는 모선(母船)이 어선들에 식량과 물을 주고 선원들이 잡은 생선을 받아서 돌아간다고 한다.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기업인 셈이다.
칭다오 소재 수산회사에 소속된 어부 호우지웰의 인터뷰다. “물고기가 없다. 과거에는 바다에서 2주간 어로를 한 후 귀향했으나 요즘은 한 번 출항하면 한 달 혹은 두 달간 돌아오지 못한다. 아들이 너무 보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한국 조업은 고위험 고수익 비즈니스다. 한국 바다에만 들어서면 새우 꽃게 물고기가 잡히는 것이다. 단속에 걸리면 막대한 벌금을 내지만 단속망만 피하면 수익이 짭짤하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태풍 시즌에 맞춰 한국 바다에 간다는 얘기는 왠지 짠하게 느껴질 정도다.
해양 오염과 남획은 중국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영국 저널리스트 찰스 클로버가 쓴 르포 ‘텅 빈 바다’는 사람들이 바다 생태계에 저지른 끔찍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책을 읽고 나면 생선을 먹고 싶지 않다. 인류는 사람에게 필요한 어획량의 40배를 잡아들이고 있으며 이 추세라면 2040년 바다는 텅 비게 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도 2014년 보고서에서 지구 어류자원의 29%가 한계를 넘어 남획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선단이 휘젓고 지나간 자리에서 북대서양 대구가 멸종되다시피 했고 태평양 참다랑어도 같은 운명을 맞고 있다. 우리나라 동해 바다에서도 그 흔하던 명태가 사라져 지금은 정부가 명태에 현상금을 내걸고 있다.
어족자원의 중요성 깨달아야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