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커버스토리/통일이 ‘축복’인 이유]
한반도의 통일이 한국 경제에 가져올 가장 큰 혜택은 저출산·고령화의 추세를 단번에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2017년에 총인구의 14% 이상이 65세 이상인 고령사회에 진입한다. 하지만 그 사이 한반도가 통일이 된다고 가정하면 고령사회 진입 시점은 2021년으로 4년 늦춰진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인한 잠재성장률 하락을 걱정해야 하는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한국의 기회’란 기사에서 “통일은 남한보다 젊고 아이가 두 배나 많은 인구가 한국에 통합된다는 의미”라며 “전 세계에서 4번째로 규모가 큰 북한군을 해산하면 곧장 1700만 명의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에 매장돼 있는 지하자원도 빼놓을 수 없는 통일의 혜택이다. 올해 5월 이코노미스트는 북한 지하자원의 경제가치는 10조 달러(약 1경1700조 원)로 남한 지하자원의 20배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에 필수 재료인 희토류 역시 매장량이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풍부한 광물 자원과 한국의 첨단 기술이 결합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밖에도 북한 지역에 대한 인프라 투자는 막대한 건설 수요와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연구원은 통일 전후 10년간 북한 지역에 도로 건설, 가스·전력망 구축 등 총 122조 원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단순히 북한에 철도나 도로망을 건설하는 게 끝이 아니라 한국이 북한, 나아가 중국 러시아 등 유라시아 대륙과 연결된다는 걸 고려하면 그 잠재적 가치는 숫자로 환산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