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 여부를 결정짓는 국민투표(23일)를 앞두고 국내 금융시장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브렉시트 공포에 짓눌린 코스피는 16일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10년 만기 국채선물 거래대금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국내 금융시장도 단기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달 9~16일 6거래일 연속 하락(―3.70%)하며 1,950 선으로 주저앉았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47조 원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영국 의원 피살사건으로 브렉시트 캠페인이 중단된 17일 코스피는 소폭 반등(0.07%) 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지수(V-KOSPI200)는 17일 넉 달 만에 최고치인 17.73까지 치솟았다.
브렉시트 우려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가속화하고 있다. 17일 파생상품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선물의 거래량(15만1083계약)과 거래대금(19조9000억 원)은 모두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날 3년 국채 선물의 거래대금(60조5000억 원)도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반면 위험자산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6일 현재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외 주식형펀드에서 이달 11거래일 연속 총 9945억 원이 유출됐다. 같은 기간 채권형펀드에는 8751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머니마켓펀드(MMF)의 설정액도 4조6397억 원 늘어났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