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3일 중국 NEACD 회의에 한·러 차석대표 파견키로 북한 “한국이 마주앉지 않겠다면 대화 청할 생각 없다”
21~2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가 당초 예상과 달리 화려한 ‘미니 6자회담’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참석자를 6자회담 차석대표로 급(級)을 낮췄고 미국의 수석대표는 곧 교체를 앞둔 상태여서 ‘의미 있는 만남’이 되기 어렵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 듯, 북한은 “한국이 원하지 않는다면 대화를 청할 생각이 없다”며 자신감을 부렸다.
외교 소식통은 19일 “NEACD 회의에 참석할 한국 대표는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아닌 김건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으로 급을 낮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도 차석대표인 그리고리 로그비노프 특임대사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성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참석하지만 주필리핀 대사로 내정된 상태여서 이번이 고별 회동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 대표는 최근 6자회담 수석대표로 임명된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신임 아시아대양주국장으로 이번 회의가 그에게는 상견례 성격이다.
NEACD는 미국 샌디에고 캘리포니아대(UC) 산하의 ‘국제 분쟁 및 협력연구소’(IGCC)가 개최하는 반관반민(半官半民·1.5트랙) 성격의 회의다. 26회째를 맞는 올해 회의가 주목받은 것은 북한이 2012년 중국 다롄(大連)에서 열린 제23차 회의 이후 처음으로 참석한다는 점 때문이다. 북한이 36년 만에 노동당 대회를 마친 뒤 국제회의에 복귀한다는 사실도 관심을 끌었다.
한미일이 비핵화에 관심 없는 북한과 대화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북한은 ‘대화에 매달리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는 17일 대변인 성명을 내고 “박근혜가 우리와 마주앉지 않겠다고 앙탈을 부린다면 굳이 대화를 청할 생각이 없다”며 “박근혜가 아니더라도 대화의 상대는 얼마든지 있다”고 주장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