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김성근 감독의 일본 네트워크를 통해 데려온 외국인선수들을 2년 연속 조기퇴출시켰다. 올해 9경기서 2승2패 방어율 9.42에 그친 알렉스 마에스트리(왼쪽)는 결별이 확정적이다. 지난해에도 일본에서 추천받은 타자 나이저 모건이 10경기 만에 짐을 쌌다.스포츠동아DB
■ ‘일본 추천’ 외국인선수 잇따라 실패
지난해 모건 이어 마에스트리 결국 퇴출
넥센서 방출 당한 코엘로 영입 가능성도
“구단에 돈이 없는 것 같아. 스카우트팀과 단장이 알아서 하겠지.”
한화는 올해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31)와 사실상 결별할 예정이다.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31)도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어서 새 외국인투수 합류가 절실해졌다. 그러나 한화 김성근 감독은 19일 청주 넥센전을 앞두고 새 외국인투수와 관련해 “구단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마에스트리는 17일 넥센전 등판이 사실상 마지막 무대였다. 선발투수로 나섰지만 0.2이닝 동안 2안타 4볼넷 2실점을 기록한 뒤 장민재에게 마운드를 물려줬다. 그런데 마에스트리는 일본통인 김성근 감독이 일본 쪽 네트워크를 가동해 영입한 투수다. 스프링캠프에서 인스트럭터를 맡았던 가와지리 데쓰로의 추천을 받아 최종 결정을 했다. 김 감독은 3월 시범경기 당시 마에스트리가 한화에 합류하자 “가와지리 인스트럭터가 추천했다. 가와지리가 독립리그 감독을 할 때 마에스트리와 함께 했었다고 하더라. 직접 보니 괜찮아서 뽑았다”고 설명했다. 마에스트리는 시즌 개막부터 망가진 한화 선발 마운드를 외롭게 지켜왔지만 신뢰를 잃어갔다. 올 시즌 9경기(선발 8경기)에 등판해 2승2패, 방어율 9.42를 기록했다. 28.2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을 34개나 내줄 만큼 컨트롤이 불안하고 공격적이지 못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에도 자신이 일본 쪽 네트워크를 활용해 뽑은 외국인타자 나이저 모건을 퇴출한 바 있다. 일본 요코하마 구단의 지인에게 물어본 뒤 모건을 영입했지만 5월6일에 방출했다. 모건은 지난해 시즌 개막전인 목동 넥센전에서 5타수 4안타를 기록했지만, 10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3(33타수 9안타), 5타점을 기록한 뒤 보따리를 쌌다. 모건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사실상 태도 문제로 인해 퇴출됐다. 반면 마에스트리는 착한 심성에 태도는 모범적이었지만 실력 때문에 함께 가지 못하게 됐다.
● 새 외국인투수는 코엘로?
김 감독은 18일 넥센전에 앞서 “내 선에서 끝났다”고 말해 더 이상 마에스트리를 1군에서 쓸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구단에 새 외국인투수를 영입해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의미다. 김 감독은 하루가 지난 19일 외국인투수에 대해 “구단에 돈이 없는 것 같다. 스카우트팀과 단장이 알아서 하겠지”라고 시큰둥하게 말했다.
그런데 눈길을 모은 점은 이날 김 감독의 선발 라인업 카드 옆에 최근 넥센이 KBO에 웨이버 공시(방출)를 요청한 투수 로버트 코엘로(32)의 기록 파일이 놓여져 있었다. 코엘로 영입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여전히 “몰라”라는 한마디만 할 뿐 더 이상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청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