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 골프장에서 열린 제30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안시현이 딸 그레이스를 안고 환하게 웃으며 우승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한국여자오픈 박성현 제쳐
“자랑스러운 엄마 되려 복귀”
“지난 주 컷 탈락하고 ‘그만 둘까’도 생각했었다. 이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힘을 냈다. 포기하지 않으니 오늘 같은 날이 왔다.”
‘돌아온 신데렐라’ 안시현(32)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12년 만에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여왕으로 등극했다.
안시현은 ‘신데렐라’로 통했다. 2003년 정규투어에 데뷔한 그는 19세의 나이로 CJ나인브릿지 클래식에서 깜짝 우승했다. 당시 이 대회는 국내에서 열린 유일한 LPGA 투어로 박세리, 박지은을 비롯해 로라 데이비스, 수잔 페테르센, 로레나 오초아 등 쟁쟁한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안시현은 이 우승으로 LPGA 직행에 성공했고, 2004년에는 LPGA 신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순탄하던 그의 골프인생은 결혼과 이혼으로 얼룩졌다. 2011년 방송인 마르코와 결혼하면서 그린을 떠났던 그는 2013년 이혼했다. 당시 두살배기 딸(그레이스)을 키우던 그는 다시 골프채를 들었다. 그리고 “부끄러운 엄마가 아니라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어서 다시 골프를 하게 됐다”며 눈물을 보였다. 안시현의 골프백에는 ‘마이 러브 그레이스’라고 새겨져 있다. 딸을 향한 엄마의 모성애가 담겨 있다. 우승 뒤에도 가장 먼저 딸을 안으며 기뻐했다.
포기하려고 했던 안시현의 골프인생은 최소 4년 더 미뤄지게 됐다. 이번 우승으로 4년 투어 시드를 받았다.
안시현은 “가장 힘들 때 많은 응원을 받으면서 다시 해보자는 마음을 갖게 됐다. 딸이 엄마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며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