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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파악 어려운 만성 두드러기, 면역체계 강화로 잡는다

입력 | 2016-06-20 03:00:00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 강한 자외선 등으로 여름철에 많이 나타나
“아토피 등 유전적 소인이 성인기에 스트레스 등으로…
뒤늦게 증세 나타나기도”
근본 원인 제거보다는 가려움증 호전에 치료 집중




직장인 이모 씨(40)는 최근 두 다리에 좁쌀 같은 두드러기가 퍼진 것을 발견했다. ‘뭔가 살짝 상한 음식을 먹었겠지….’ 무심히 놔뒀던 두드러기는 사라지기는커녕 두 팔과 목에까지 번지며 2주일 넘게 계속되더니 간지러운 증상도 심해졌다. 동네 피부과에서는 “정확한 원인을 찾기 쉽지 않다”며 두드러기를 가라앉히는 알약과 연고를 처방했다. 일시적인 증상 완화 외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이 씨는 종합병원에 가서 혈액검사를 받아 봐야 할지를 고민 중이다.

○ 6주 이상 계속되면 만성 두드러기


이 씨처럼 두드러기로 고생하는 사람은 여름철에 많아진다. 반팔 옷을 입다 보니 피부가 직접 받는 자극이 커지는 데다 냉방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 강한 자외선, 식중독균 같은 요인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두드러기는 갑자기 생겼다가 하루 이틀 만에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길게는 수개월간 지속되기도 하며, 산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식으로 몇 년씩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6주 이상 계속되면 만성으로 분류된다.

두드러기를 유발하는 원인은 종류가 워낙 많은 데다 인과관계 파악도 어려워 정확한 원인을 짚어 내기가 쉽지 않다. 여러 검사를 진행한 뒤에도 70%는 원인을 찾는 데 실패한다는 통계 수치도 있다. 만성의 경우 주로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겨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1년 내 완치 비율은 42% 정도다.

직장인 서모 씨(43·여)는 지난해 시작된 두드러기가 6개월가량 계속됐던 만성 환자다. 중요한 프로젝트가 집중됐던 시기에 스트레스와 피로감을 크게 느낀 뒤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서 씨는 “병원에서는 원인을 모른다는데 좁쌀 같은 두드러기가 부위별로 돌아가면서 계속 나고 가려운 증세까지 계속되니 나중에는 심리적으로 위축되기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주희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의 유전적 소인을 갖고 있으나 어렸을 때에는 문제가 없던 사람이 성인기에 스트레스 같은 정서적 요인이나 알레르기 유발 물질 노출 같은 환경적 요인 때문에 뒤늦게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 증상이 없어져도 약물 치료 곧바로 끊지 말아야


두드러기 치료는 대부분 근본적인 원인 제거보다는 가려움증 등의 증상을 호전시키는 데 집중한다. 치료 약물은 보통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히스타민 같은 매개물의 분비나 작용을 차단하는 항히스타민제, 부신피질 호르몬제 등이 쓰인다.

삼성서울병원 알레르기내과 이병재 교수는 “만성 두드러기 환자들이 주의할 점은 증상이 없어지더라도 바로 약을 끊지 말고 증상의 재발을 막기 위해 몇 주간 계속적으로 약물을 투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드러기는 복통이나 메스꺼움, 구토 같은 소화기 증세나 호흡곤란 같은 호흡기 증상까지 동반될 수 있다. 식도나 기관지처럼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몸속의 피부에 두드러기가 생기면 내부가 부풀어 오르면서 좁아지기 때문. 이 때문에 호흡곤란이 발생하고, 혈압이 낮아져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의식을 잃게 되는 현상(아나필락시스 쇼크)까지 나타날 수 있다.

만성 두드러기의 경우 원인을 찾기 어렵다 보니 한의원을 찾는 사람도 적지 않다. 자생한방병원의 이윤재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몸의 근본적인 면역 체계를 강화시키는 방식으로 두드러기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차가운 자극으로 두드러기가 생기는 경우 한약으로 환자의 몸을 따뜻하게 해 주고, 외부 자극에 대한 저항력을 키울 수 있는 처방이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