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경 후베이(湖北) 성 우한(武漢)의 한 지하차도에서 우 전 원장이 탄 뷰익 승용차가 터널 밖 중앙분리대 화단을 들이받아 함께 탔던 우한대 정보학원 주샤오츠(朱曉馳) 교수와 함께 사망했다. 중국 외교부는 논평에서 “중국 외교의 큰 손실”이라고 밝혔다. 우 전 원장이 대사를 지낸 프랑스는 외교장관과 주중 대사가 애도 메시지를 발표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가장 영향력 있는 비둘기파 전직 외교관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고인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기세가 높아질 때인 2009년 6월 관영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은 덩샤오핑(鄧小平)이 주창한 도광양회(韜光養晦·재주를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를 앞으로 100년은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인은 외교관이 된 후 마오쩌둥(毛澤東), 저우언라이(周恩來)의 전담 프랑스어 통역을 맡았다. 한국에서 열리는 세미나에도 자주 참석해 남북 관계 등에 대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한 ‘지한파’로 꼽힌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