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 테러 이후 ‘무슬림 일시 입국 금지’를 다시 주장하고 있는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가 이번에는 무슬림에 대한 ‘프로파일링’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서 인종차별 논란에 불을 지폈다. ‘프로파일링(Profiling)’은 피부색이나 인종 및 범죄 경력 등에 기반해 용의자의 범죄 가능성을 추적하는 수사 기법이다.
트럼프는 19일 CBS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등 다른 국가도 프로파일링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며 “미국도 (무슬림에 대한) 프로파일링 검토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범죄율이 높은 흑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고 거리에서 검문하는 것처럼 무슬림을 대상으로 경찰 등의 수사를 강화하자는 것이다.
트럼프는 “나도 프로파일링의 개념은 싫어하지만 프로파일링은 다른 나라들도 하고 있다”며 “(추가 테러를 막기 위해서는) 우리는 상식에 기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지난 17일 트럼프에 대한 의원들의 지지 여부에 대해 “각자 양심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서도 “공화당 지도부는 자기 일이나 하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그들의 일을, 나는 내 일을 하면 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경선 과정에서 자신과 충돌한 뒤 여전히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에 대해선 “젭이 그 운동(반 트럼프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