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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선원, ‘원양어선 선상반란’ 한국인 선장·기관장 살해 “평소 성실했는데…”

입력 | 2016-06-20 14:25:00

사진=사고 발생위치.부산해양경비안전서 제공


인도양을 항해하던 부산 선적 참지잡이 원양어선 ‘광현호’에서 베트남 선원 2명이 한국인 선장 등 2명을 살해하는 ‘선상반란’ 사건이 발생했다.

20일 오전 2시경 인도양 세이셜 군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부산 광동해운 소속 광현 803호(138t) 참치잡이 원양어선에서 베트남 선원 A 씨(32)와 B 씨(32)가 선장 양모 씨(43)와 기관장 강모 씨(42)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하급 선원이 상급자이자 관리자인 선장과 기관장을 살해한 것.

현재, 살해를 저지른 A 씨와 B 씨는 다른 선원들에 의해 제압돼 배 안에서 격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어선에는 선장과 기관장 등 한국인 선원 3명(살해된 선장·기관장 포함), 베트남 선원 7명, 인도네시아 선원 8명 등 총 18명이 탑승하고 있다.

부산 해경 관계자는 “베트남 선원 2명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으로 추정된다”면서 “다른 선원들의 공모 여부도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살해 경위는 현장 조사를 해봐야 드러날 전망이다.

살인 사건 발생 후 바로 방향을 돌린 광현 803호는 약 4일 후에 세이셜 군도로 입항해 한국에서 파견된 해경 수사팀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현재 항해사 이모 씨(50)가 인도네시아 선원과 함께 소말리아 모가디슈 동방 850마일 해상에서 운항하고 있다.

항해사 이 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선장이 그동안 선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양주 2명을 마시게 했다가 사고가 난 것 같다면서 선실에서 쉬고 있다가 ‘선장이 죽었다’라는 인도네시아 선원의 외침을 듣고 갑판으로 나가보니 선장과 기관장이 피를 흘린 채 죽어 있었다고 전했다.

이 씨는 선장과 기관장을 살해하고 배 안에 숨어있던 A 씨와 B 씨를 제압해 선실에 감금했다면서 평소 일도 잘하고 말도 잘 들었던 두 사람이 왜 선장과 기관장을 살해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A 씨와 B 씨는 평소 술을 마시면 다혈질이 됐다는 다른 선원들의 말을 들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왜 살해했는지는 물어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