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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까지 책임지는 가구… 中 750조 시장 공략”

입력 | 2016-06-21 03:00:00

37년 한샘맨 최양하 회장




최양하 회장.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제품의 판매, 설계, 시공까지 전부 책임지는 ‘한샘 인사이드’ 전략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입니다.”

2013년 연매출 1조 원을 넘어섰고 그 후에도 매년 평균 30%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한샘의 다음 목표는 중국 시장이다. 두 번째 도약의 기회를 중국 시장에서 찾고 있는 한샘 최양하 회장(67)을 15일 만났다.

최 회장은 37년째 ‘한샘 맨’이다.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인 대우중공업을 다니다 1979년 한샘에 처음 발을 들였다. 잘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신생 업체에 입사한다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을 터. 최 회장은 “전에 다니던 직장이 커지면서 조직이 관료화된다는 느낌이 들어 과감히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지인의 추천으로 처음 입사했을 때 한샘은 목공소 수준의 작은 가구 업체였다. 하지만 당시에도 한샘 사무실에는 창업자인 조창걸 명예회장이 정한 ‘1조 원 기업을 바라본다’라는 모토가 걸려 있었다. 불가능한 꿈처럼 보였지만 34년 후에 현실이 됐다.

2013년에 처음 매출 1조 원을 넘긴 뒤 한샘은 매년 30%씩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1조7105억 원을 기록하며 2조 원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국내 가구 및 인테리어 업계에서 2, 3위 업체와 큰 간극을 벌리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숨 가쁘게 달려왔지만 최 회장은 요즘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최 회장은 “국내에서만 10조 원까지는 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100조 원으로 가려면 중국으로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책상 왼쪽 벽면에는 중국 전도가 걸려 있었다.

중국 인테리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최 회장이 구상한 전략이 바로 ‘한샘 인사이드’다. “대부분의 PC에 인텔사의 중앙처리장치(CPU)가 탑재돼 있다는 뜻의 ‘인텔 인사이드’ 마크가 붙는 것처럼 국내뿐 아니라 해외 주택에서도 ‘한샘 인사이드’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샘 인사이드는 침대, 식탁 등 가구 단품만 파는 것이 아니라 건물 골조를 제외한 내장재 전체를 한샘의 제품으로 채우겠다는 의지다. 중국에서는 한국과 달리 인테리어가 전혀 안 된 집을 분양하는 일이 많다. 입주자가 수도꼭지 하나까지 인테리어를 일일이 신경 써야 한다. 이런 분양 방식이 판매부터 시공까지 맡는 한샘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중국의 홈 인테리어 시장은 연간 750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중국 시장의 10%를 차지하면 75조 원이다. 최 회장의 새로운 목표인 ‘100조 원 기업 목표’의 근거다.

최 회장은 “중국 인테리어 시장에 아직 이렇다 할 강자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휴대전화업체로 유명한 샤오미가 최근 홈 인테리어 사업을 시작해 하루에 100여 명의 고객을 받고 있지만 아직도 규모가 작다”면서 “이런 틈새가 바로 한샘이 공략하려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