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기 화성시에 들어설 예정이던 ‘한국판 유니버설스튜디오’ 계획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2007년 처음 추진됐다가 5년 뒤 중단됐고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약속했지만 다시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졌다. 수도권정비계획법 군사보호법 환경법 등 규제를 터주지 못하고 있는 게 우선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스튜디오 본사는 직접 땅을 소유하지 않고 자본 투자 없이 로열티만 받는 구조”라며 “시설 투자만 조 단위가 들어가 정부가 함께 뛰어들어야 한다”고 했다.
▷16일 개장한 상하이 디즈니랜드도 중국 정부가 99년간 땅을 공짜로 빌려준 것은 물론이고 도로와 지하철까지 깔아줬다. 디즈니는 상하이에 앞서 서울을 검토했고, 2003년 정부와 서울시가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자리를 선정했지만 그때도 수도권정비계획법 같은 규제에 꽉 막혀 상하이로 넘어갔다. 싱가포르, 오사카 유니버설스튜디오와 홍콩 디즈니랜드도 50년에서 99년까지 땅을 공짜로 빌려줬다. 그들은 관광산업 측면에서 테마파크가 몰고 올 파급효과에 주목했고, 우리는 수도권 규제에 골몰했다.
허문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