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홀서 공 움직여 1벌타 받았지만, 2위 여유있게 제치고 메이저 첫 승
존슨은 20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오크몬트CC(파70)에서 열린 제116회 US오픈 4라운드 5번홀(파4)에서 위기를 맞았다. 1m짜리 파 퍼트를 하기 위해 퍼터 헤드를 볼 뒤에 내려놓으려는 순간 볼이 미세하게 움직였기 때문. 존슨은 경기위원에게 “어드레스(스윙의 첫 번째 단계로 클럽과 공을 정렬하는 동작)를 하기 전에 볼이 움직였다”고 말했고 당시에는 벌타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12번홀 티박스에 갔을 때 경기위원이 찾아와 “5번홀 상황을 비디오로 다시 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존슨은 대부분의 홀을 파로 막고, 18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공동 2위 그룹에 4타 앞선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이후 미국골프협회(USGA)는 “비디오 판독 결과 존슨이 볼이 움직인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간주한다”며 1벌타를 줬다. 하지만 승부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선두에 4타 뒤진 2위로 4라운드를 출발한 존슨은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줄여 최종 합계 4언더파 276타로, 짐 퓨릭(1언더파 279타) 등을 3타 차로 따돌렸다. 300야드를 넘기는 장타자 존슨은 메이저대회에서 두 차례 준우승(톱10 11회)에 그쳤던 한을 털어버렸다. 존슨은 “큰 대회마다 논란이 발생하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에 나도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며 “수차례 우승 문턱에서 무너졌던 메이저 대회에서 마침내 정상에 올라 달콤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존슨은 이번 우승으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밀어내고 세계 랭킹 3위가 됐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